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 스포츠와 문화 축제로 마감

2025-09-23 09:23   스포츠

 신현국 문경시장이 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행사 도중 연설을 하고 있다. 대회 조직위 제공

제9회 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정구)선수권 대회가 23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문경시(시장 신현국)와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회장 정인선) 등이 주최한 이번 대회는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 단체전, 혼성 단체전(2부 리그) 등 총 8개 종목에서 25개국 300여 명의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한국대표팀은 금메달 없이 은 4개, 동 4개를 따내는 데 그쳤습니다. 한국의 노골드는 대회 사상 처음이었습니다. 한국이 금메달 4개를 합작한 지난해 9월 안성 세계선수권대회를 떠올리면 불과 1년 만에 곤두박질친 셈입니다. 내년 일본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정인선 회장(연세아이미스템의원 원장)은 “전력 분석과 데이터 기반 훈련에 집중하겠다. 최상의 전력을 갖추도록 대표선발전 시점도 늦출 생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아쉬운 성적이었지만 경기 결과를 넘어선 감동과 교류가 이번 대회의 진정한 성과였다는 평가입니다. 그 중심에는 대회 준비를 진두지휘한 신현국 시장을 비롯한 문경시 공무원과 시민이 있었습니다. 문경시 소프트테니스협회(회장 배창우, 전무 장정식)도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관민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해냈습니다.

 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시상식 모습. 채널에이 자료

 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의 화려한 행사. 채널에이 자료

문화와 경제가 함께 성장한 축제

문경시는 이번 대회를 위해 2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경기장 환경을 대대적으로 개선했습니다. 돔구장의 천장 교체로 악천후에도 안정적인 경기를 보장했습니다. 관중석과 화장실, 선수 대기실, 기자실, 식사 공간 등 제반 시설을 최신화했습니다. 특히 대형 LED 전광판은 실시간 경기 영상과 하이라이트, 지역 홍보 콘텐츠로 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히트 상품이었습니다.

경기를 치른 문경 국제소프트테니스장은 대회 기간 내내 관중과 선수들의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개회식에는 4000여 명이 운집해 인기가수 박군, 마이진, 황민호 등과 함께 화려한 공연을 즐겼습니다. 폐회식에서는 문경시립청소년무용단의 부채춤과 청소년 트로트 공연이 무대를 장식했습니다.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하며 우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코트 밖에서는 캐리커처, 도자기 체험,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가 마련돼 선수단과 시민 모두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습니다. 문경 오미자, 도자기 등 지역 특산품은 아시아 전역에 소개되며 지역 농가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됐습니다.

대회 기간 문경을 찾은 국내외 관람객과 선수단 덕분에 숙박, 음식, 교통, 관광 업계는 활기를 띠었습니다. 문경시는 대회를 통해 수십억 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세계 최강 우에마츠 도시키(일본). 채널에이 자료

“문경에서의 시간,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일본 대표팀의 한 선수는 “문경에서 머문 지난 며칠이 너무 특별했다. 2027년 세계선수권이 벌써 기다려진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대만 선수단의 임원은 “경기장 시설이 완벽했고, 문경 시민들의 따뜻한 응원이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일본정구연맹을 이끄는 안도 미츠지 아시아정구연맹 회장 역시 “사전 행사와 경기장 시설이 너무 훌륭해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라고 극찬했습니다.

문경시민도 대회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 온 가족이 관전을 왔다는 한 시민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앞에서 직접 보니 정구만이 가진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며 세계 각국 선수들과 교류할 수 있어 소중한 경험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선수권을 향한 힘찬 도약

문경시는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2027년 세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65개국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아시아선수권보다 두 배 이상 규모로, 문경의 국제도시 브랜드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이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차질 없는 준비를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문경은 이미 정구 도시로서의 기반을 갖추고 있다. 초·중·고 정구부 운영, 문경시청 남녀 직장운동부, 103년 역사의 동아일보기 전국 정구대회 개최 등 탄탄한 인프라와 전통을 지녔습니다.

문경시의 브랜드 슬로건인 ‘긍정의 힘!, Yes 문경’처럼, 이번 대회는 스포츠와 문화, 경제가 어우러진 복합 축제로 문경의 미래를 밝히는 힘찬 스매시가 됐습니다. 이제 문경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구의 성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눈앞에 있습니다.


장치혁 기자 jangta@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