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호동 검사 “수사·기소 분리하면 범죄 진단 불가능”

2025-09-25 19:06   사회,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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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부장검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 차호동 부장검사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Q1. 78년 만에 검찰청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왜 없어지면 안 됩니까?

검찰청이 없어지면 안 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검사가 해왔던 기능과 역할이 없어지면 안 되고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너무 걱정이 돼서 없어져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Q2. 수사와 기소는 왜 분리할 수 없습니까?

분리하면 안 되나 되나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수사와 기소는 분리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소는 수사의 결론에 불과합니다. 수사를 해서 죄가 있다 하면 기소를 하고, 기소는 수사의 결론인데.
예를 들어서 제가 속이 안 좋아서 동네 병원에 가면 소화불량 진찰을 받을 수 있을 텐데, 검사의 역할은 최종적으로 그 병이 뭔지, 치료를 할 것이다 라는 걸 선언해주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검사에게 소화불량이라는 차트만 보고, 사람 만나지 말고 종이기록만 보고 병 선언을 하라는 게 수사기소 분리입니다. 원천적으로 범죄 진단 자체를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Q3. 수사를 안 하면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이 말씀인 거 같아요?

정확한 판단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Q4. 없어지면 안 되는데 검사들은 왜 이렇게 조용한 건가요? 다들 받아들이는 겁니까?

검찰청이 조용하다기보다는, 저희도 기회가 될 때마다 법무부나 국회나 절차에서 의견을 계속 드리고 있고. 대다수 검사들 역시 부작용에 대해 너무나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Q5. 검찰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이라는 게 생깁니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누가 수사하든 똑같은 건 아닌가요? 국민 입장에선?

방금 말씀드린 것과 똑같습니다. 누가 수사하든 경찰이든 중수청이든 또 다른 주체가 수사를 하든, 결국은 이게 무슨 죄고 재판에 어떻게 넘길지를 선언하고 진단해서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 기능을 없앤 채로 수사를 누가하든지간에 정상적인 최종 결론, 기소는 수사의 결론인데 그 결론을 못 내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하나만 덧붙여서 말씀드린다면 사실 요즘 범죄들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재판에서의 분쟁이 커지고 있습니다. 재판이 몇 년씩 길어지면서 재판에서 무슨 증거를 내야 유죄를 받을 수 있는지, 재판을 경험한 주체인 검사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펀드 사기,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국민들께 영향이 큰. 검사들이 역할을 제대로 해줘야 재판에서도 결론을 잘 낼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됩니다.

Q6. 많은 국민들, 자업자득이다, 검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큽니다. 정권 눈치 보는 정치 검찰 아니냐는, 거기에는 동의하십니까?

국민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을 잘 알고 있고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검찰에 대해서 걱정도 하고 우려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가 오늘 말씀드린 ‘수사기소 분리’에서의 수사와, 걱정하시는 수사는 다른 수사입니다.
검찰이 여태까지 문제가 됐던 여러 수사들이 전부 검찰이 처음부터 나서서 직접 수사를 하고 인지수사를 하고 그러다 논란이 되고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이었지, 경찰이 수사한 결과에 대해 보완을 해서 제대로 진단하겠다고 해서 대다수 형사사건 99퍼센트가 넘습니다. 여기서 저희 역할이 문제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분리해서 봐주시면 어떨까 생각이 있습니다.

Q7. 검찰 내부에서 반성 목소리도 있나요? 억울해 하나요? 검사님도 억울하세요?

꼭 한 번 드리고 싶었던 말씀이, 마치 우리나라에는 검찰이라는 거대한 인격체인 괴물이 하나가 있고 그 안에 있는 검사들은 작은 악마들처럼 하나의 일체가 돼서 억울하면 다같이 억울하고 화나면 다같이 화내는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주위에 저를 포함해서 저희 검사님들 다 보면 저희 또한 이런 뉴스를 보고 신문을 보면서 검찰 뉴스를 접하고 같이 걱정하고 힘들어하고 또 반성도 하고 그러다가 어떨 때는 억울하기도 하고 이런 부분이 있는, 각자 걱정하고 반성하는 개개인의 사람들이다 이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Q8. 혹시 차 검사도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수사 맡은 적이 있나요?

제가 했던 수사 중에 논란이 됐던 사건은 없었습니다.

Q9. 정치 검찰 비판하며 검찰 없애지만,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직속이다 보니 정권 눈치를 더 볼 거다, 더 정치 수사가 있을 거라는 우려도 있는데 공감하십니까?

누가 눈치를 더 볼 거냐. 검사라서 눈치를 안 보고 중수청이면 눈치를 더 보고 이런 개념이 아니라. 국내외 그 어떤 수사기관도 수사를 하는 이상은 내외부의 압력을 엄청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검사든 누구든 그런 압력으로부터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주는 건데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검사에 대한 보호막이든 중수청에 대한 보호막이든 그런 고민이 부족한 것 같아서. 그렇게 되면 검찰이든 중수청이든 경찰이든 이런 논란이 있어서 앞으로 자유롭지 않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있습니다.

Q9. 이제 곧 법안 통과되면 기정사실화 되고, 내년 9월까지 디테일한 걸 논의할텐데, 뭐가 꼭 반영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처음 말씀드렸던 그대로입니다. 저희가 정상적인 범죄 진단을 못하게 되는 상황인데 국민들께서 내 병을 확실히 알고, 진단 받고, 어떻게 치료하면 되는지 억울함이 없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하고 그렇게 되려면 검사들이 최소한 환자 얼굴은 보고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차호동 부장검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