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카메라]가정용보다 비싼 산업용 전기…눈물의 야근

2025-10-01 19:42   경제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최근 한밤중에 기계를 돌리며 일하는 공장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밤엔 인건비가 더 들 것 같은데, 왜 낮이 아닌 밤에 공장을 돌릴까요. 

전기요금과 관련이 있다는데요.

그 실태를 경제카메라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속을 녹이는 작업이 한창인 인천 서구의 한 주물업체. 

창사 47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3억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적자 이유는 급등한 전기요금이었습니다.

지난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가까이 올라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겁니다.

장비들에 인버터를 달아 기계가 가동하지 않을 때는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게끔 하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장용환 / 주물업체 대표]
"연간 전력비가 21년에 13억 원이었다고 하면, 지금 기준으로는 20억 원이 넘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올랐습니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중국 등 주요 국가들보다 비쌉니다.

인근에 제강 공장을 두고 있는 대기업들은 하절기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해외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어려운 중소기업들은 전기요금이 높게 부과되는 시간대를 피해 공장을 운영합니다. 

오후 8시를 훌쩍 넘은 시각입니다. 

퇴근 시간대가 이미 지났지만, 곳곳에 있는 공장들에선 한창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또렷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금속 가공업체 관계자]
"아침 6시까지는 요금이 절반밖에 안 되니까. 그것도 잘 되는 건 아니에요. 인건비가 비싸잖아요."

경영난에 거듭되는 전기요금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공장도 매년 늘고 있습니다. 

실제 산업공단 내 폐업한 공장 앞을 찾아가보니 전기요금 고지서만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모피 가공업체 관계자]
"일이 많이 줄었는데 계속 매달마다 나가는 요금이 몇백만 원 이상 되니까, 휴업을 할까 지금 고민하고 있는데."

일부 기업은 전문업체를 통해 한전과의 계약 내용을 재검토하고 전기요금 절감을 위한 컨설팅까지 받습니다. 

정부는 산업용 전기요금 추가 인상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상황.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비싼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산업경쟁력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카메라 김태우입니다.

연출 : 박희웅 이유니
구성 : 강전호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