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이짓’ 경찰의 민낯”…‘이진숙 체포’ 추석 밥상에 올리는 국힘 [런치정치]

2025-10-05 12:00   정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체포돼 있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방문하고 있다. (출처=뉴스1)
"추석 밥상에서 '절대존엄 김현지'를 내리고, 추석 밥상에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을 올리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입니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지난 2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첫날(3일) 경찰의 이진숙 전 위원장 체포에 항의하며 영등포경찰서를 찾았죠. 검찰청 폐지가 결정되마자 발빠르게 움직인 경찰과 정부 여당을 향해 맹공을 편 겁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석 연휴 이 전 위원장의 체포를 "추석 밥상의 메인 반찬"으로 키우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의 부당함'을 알릴 최대 이슈라는 겁니다. 이와 함께 검찰청 복귀를 공개 요구한 특검 파견 검사들의 집단행동도 응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의 추석 민심 공략 전략은 뭘까요?   

이진숙 수갑 사진 올리며 "체포 부당"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SNS.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일 경찰의 체포 직후 이진숙 전 위원장이 수갑찬 사진을 SNS에 릴레이로 올렸습니다. 민주당의 공포 정치를 부각할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국민의힘 내에선 "경찰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적 불안이 커지고 있다"(최은석 의원) "인사권자만 바라본 '딸랑이 짓'이 행안부 산하 경찰의 민낯"(주진우 의원)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이 밀어붙인 '검찰 해체'에 반대해왔죠. 검찰이 해체되면 행정안전부 산하에 있는 경찰의 권한이 비대해지고 정부 입맛에 맞는 수사가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단 우려가 현실화 됐다고 보는 겁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의 무리한 체포가 이 전 위원장을 영웅으로 만들어주는 꼴"이라고 했습니다.

"올바른 지적이 항명?" 응원 

국민의힘은 특검 파견 검사들의 집단 행동엔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중기 특검의 검사 전원이 검찰청 복귀를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며 "검사들의 문제의식은 지극히 옳다"고 했죠. 한동훈 전 대표도 "올바른 지적하는 게 항명이냐?"며 힘을 보탰고요.

그동안 국민의힘은 내란, 김건희, 채상병 특검 가릴 것 없이 '정치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며 비판해왔죠. 특검 조사에 출석하지 않겠다던 인사들이 상당수였고요.

그러던 국민의힘이 특검 파견 검사들의 집단 행동을 응원하고 나섰습니다. 특검이라는 조직과 개인은 분리해서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파견 검사들은 잘못이 없고, 세 특검팀을 지휘하는 조은석, 민중기, 이명현 특검이 지휘를 잘못했다는 거죠.

당의 핵심 지도부 인사는 이렇게 설명하더라고요. "그동안 파견 검사들을 비판한 게 아니었다", "거기 나가 있는 검사들이 자기결정권이 있느냐", "밑에서 실무를 하는 사람들이었을 뿐"이라고요.   

野, "특검은 모순" 인식에 공감

 김건희 특검팀이 지난달 18일 국민의힘 당원명부 관리 데이터베이스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출처=뉴스1)
특검 파견 검사들의 반발은 '검찰청 폐지'를 반대해온 국민의힘의 주장과 맥이 닿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쥔 특검이 가장 먼저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해왔죠. 김건희 특검팀 파견 검사 40명 전원은 이 법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날(지난달 30일) "파견 검사들이 직접수사·기소·공소유지가 결합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혼란스럽다"는 입장을 냈고요.

법사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파견 검사들이 이율배반적인 부분을 논리적으로 잘 지적한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이진숙 전 위원장 체포와 특검 파견 검사들의 반발이 '무리한 검찰개혁의 폐해'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추석 밥상머리에 오른 이 이슈들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궁금해집니다.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