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숙인·취약계층 운영 식당 오픈…오세훈 “지역사회 뿌리내리도록 지원”

2025-12-16 13:46   사회

 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서울 용산구의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동행스토어 1호점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 을 찾아 참석자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노숙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서울시의 창업지원프로그램 '동행스토어' 첫 결과물로 집밥 음식점 '정담'이 오늘(16일)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역 근처에 문을 연 이 음식점은 서울시의 '희망 인문학' 수료생 가운데 조리사 등 경험이 있는 5명이 운영합니다. 자존감과 희망을 키워주고 자립을 돕는 서울시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이 창업지원프로그램으로 한발 더 나아간 겁니다.

'정담(情談)'은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뜻으로 실직과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과 가족해체 등 사연을 가진 참여자들이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진심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50대 참여자 A씨는 "인생을 비관하고 나 자신을 가장 미워하는 것이 자신이었다"며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스스로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창업은) 혼자서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이야기"라면서도 "서울시가 인문학 수료자들이 창업할 수 있게 돕는다고 해서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혼 후 두 자녀와 함께 노숙하던 50대 B씨는 뇌전증으로 장애 4급을 받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B씨는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고자 노력해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며 "식당 잡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해 왔고 일반 수급자가 되었으나 수급을 종료하고 창업사업단에 도전하게 됐다"고 참가 계기를 설명했습니다.

정담의 메뉴는 보양식 같은 '뚝닥뚝닭'(뚝배기닭볶음탕), 속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토닥토닭'(토마토 닭볶음요리) 등 응원과 위로를 담아 구성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창업 전 자활작업장으로 조성된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전문 셰프 지도 아래 조리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멘토링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습니다. 또 직접 발품을 팔며 시장조사를 하는 등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쳤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개업식에 참석해 함께 점심을 먹으며 새로운 수료생들에게 덕담하고 시작을 응원했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 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동행스토어 2·3호점도 곧 개점합니다.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 건물에 '내 생에 에스프레소'가 이달 안에 오픈하고, 내년 1월 서울역 인근에 뜨개질 카페 '이음'도 문을 엽니다.

'희망의 인문학'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4,485명이 수강했습니다. 이후 약 10년간 중단됐다가 지난 2022년 재개해 올해까지 2,721명을 추가 배출해 총 7,20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습니다.


이다해 기자 cando@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