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해 앞두고 韓·美 겨냥 “공세적 억제 전략”…도발 수위는 ‘절제’

2025-12-26 08:31   정치

 설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8700t급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5일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성탄절인 25일 핵추진잠수함(핵동력 잠수함) 건조 현황을 전격 공개하고, 신형 고공 장거리 대공미사일 시험발사 사실까지 잇달아 알리며 군사적 존재감을 부각했습니다. 미 해군 핵잠수함 '그린빌함'의 부산 입항을 겨냥한 담화까지 이어지면서, 새해를 앞두고 한반도 긴장을 의도적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움직임을 두고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 위협"이라고 주장하며,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이 한반도 불안정을 키울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절대적 안전 담보인 핵방패를 더욱 강화하고 그 불가역적 지위를 굳건히 다지는 것은 우리 세대의 사명"이라며 핵무력 고도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다시금 내놓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이 이날 '8700t급'이라고 밝힌 핵잠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운용을 염두에 둔 형태로 추정됩니다. 외형이 상당 부분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핵연료를 동력으로 쓰는 소형 원자로 장착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일각에선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이 있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핵잠 전력화가 이뤄질 경우, 상대의 선제 공격 이후에도 핵으로 반격할 수 있는 '2차 타격' 능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날 북한은 동해상에서 신형 고공 장거리 반항공(대공) 미사일의 첫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도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진행된 시험발사는 "전술기술적 평가를 위한 첫 시험"이라며, "200㎞ 계선의 가상 고공 목표를 명중 소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미 메시지도 병행했습니다. 북한 국방성은 성탄절 전날인 24일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 해군 핵잠수함 '그린빌함'의 부산 입항을 "핵불안정 요소를 항구 고착시키려는 기도"라고 비난하며 "정세 불안정 행위"라고 반발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내년 초 예정된 제9차 당대회를 앞두고 '강대강' 기조와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 의도를 재확인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대남·대미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표현 수위를 일정 부분 관리해, 향후 협상 여지를 완전히 닫지는 않으려는 '조절' 기류가 읽힌다는 평가도 제기됩니다.

문예빈 기자 dalyebi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