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이여, 시민과 함께하라” 이란 국영 방송 해킹…반정부 시위지지 메시지 송출

2026-01-20 11:49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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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 방송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영상과 문구로 갑자기 중단되는 이례적인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텔레비전 방송 도중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그래픽과 영상이 송출되면서 정규 방송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습니다.

화면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를 옹호하고, 망명 중인 전 왕세자 레자 팔라비를 지지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방송에는 페르시아어로 “미국은 당신들과 함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정권과 싸우는 이란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했다”는 문구가 담겼습니다.

또 “유럽도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란 당국이 “진실을 숨기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포함됐습니다.

화면에 등장한 레자 팔라비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축출된 이란 국왕의 아들로, 현재 해외에 망명 중입니다. 방송은 팔라비를 “우리의 목소리”라고 표현하며, 그가 국제 사회의 지지를 이끌 인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단된 방송에는 팔라비가 국가 공무원과 군·치안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슬람 공화국을 떠나 시위대에 합류하라”고 촉구하는 영상도 포함됐습니다. 또 “민간인에 대한 폭력에 가담하지 말라”는 경고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외신들은 해당 영상들은 팔라비가 지난 12일과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일부를 편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방송 해킹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누가 했는지, 어떤 경위로 해킹이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 성직자 중심 통치에 대한 광범위한 분노를 배경으로 전국적인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그동안 시위 배후에 외국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외부 개입을 경고해 왔고, 언론 보도와 인터넷 접근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박수유 기자 aporia@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