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그린란드,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주(州)로 편입하고 싶다는 취지의 농담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현지시각 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사교 모임 '알팔파클럽' 비공개 연례 만찬 연설에서 그린란드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린란드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려는 의도는 없다"면서도 "나는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고 싶다. 그린란드는 52번째, 베네수엘라는 53번째 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알팔파클럽 연례 만찬은 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연설자가 참석자들을 공개적으로 놀리거나 자기비하식 농담을 주고받는 전통이 있는 자리입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역시 농담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단순한 농담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서반구 영향력 확대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이른바 '트럼프식 먼로주의'로 불리는 서반구 장악 구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과 양자 회담에서도 그린란드에 대한 접근권 확보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무력 사용은 배제하되 유럽 국가들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집권 2기 출범 이후 캐나다를 미국의 주로 편입하겠다는 언급을 반복하며 양국 관계가 일시적으로 경색되는 상황도 빚어졌습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에도 최근 정세 변화 속에 미국이 석유 이권 확보를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실제 정책 방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농담 형식의 발언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구상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문예빈 기자 dalyebi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