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끈한 군사 동맹국인 우리와 미국, 그런데 군사훈련을 두고 이상기류가 감지 됩니다. 최근 있었던 서해공중 훈련에 대해 주한미군 사령관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사과했다. 이걸 우리 국방부가 인정하는 듯 하자. 이에 한밤중에 주한미군 사령관이 이례적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정면 반박했습니다. 오늘 양국의 합동 브리핑 자리도 분위기가 묘했습니다.
현장 취재한 국방부 출입하는 김정근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크게 보면 한미간에 두 가지 파열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9.19 군사합의 복원과 야외훈련 축소 문제인데, 이게 무슨 훈련이길래 엇박자를 보이는 건가요?
네, 오늘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다음 달 한미연합연습 계획을 설명하면서 야외훈련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공개하던 걸 한미간 조율이 덜 끝났다면서 이례적으로 비공개한 건데요.
우선 야외훈련에 대한 공식 입장부터 살펴보면요.
우리 군은 '연중 균형'을 언급하면서 야외 훈련을 올해 안에 분산 진행해서 횟수를 채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축소를 원하는 건데요.
반면 주한미군은 "대규모로 진행한다"고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우리 군과 미군의 입장이 차이가 있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카메라가 꺼지고 난 뒤에도 질문이 계속 됐습니다.
야외기동훈련을 축소하는 것이냐 물었는데, 우리 군 당국에서 돌아오는 대답은 "미군과 협의 중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미군 측을 상대로도 '서로 이견이 있으니까 협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는데, "이견은 없다"면서 "훈련은 계획된 대로 시행한다"는 게 미군 측 입장이었습니다.
우선 오늘 분위기로 봤을때 미국도 훈련을 일부 축소하는 것까지는 동의한 걸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얼마나 축소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양측 모두 끝내 답하지 않았습니다.
당초 우리 군 당국이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만 하자고 제안하자, 주한미군이 난색을 표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오늘 브리핑에서 한미 간 조율된 입장이 나왔지만 주한미군 내 불만이 상당하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사진=뉴시스
Q2. 실제로 양국 파열음에 단초가 됐던 국방부 발표. 국방부와 주한미군 누구 말이 진짜입니까?
두 사람 간의 통화이기 때문에 녹취록을 열어보지 않고는 누구 말이 맞냐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 말이 맞냐보다는 어쩌다 갈등이 커지게 됐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국방부 주한미군 타임라인 지난 18일 주한미군이 서해에서 단독 훈련을 하다가 중국 전투기가 출동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군은 한반도 가까이서 왜 불필요한 긴장을 만드느냐고 항의했고, 주한미군도 이 점을 받아들여 훈련을 중단했습니다.
문제는 주한미군이 우리 국방부에 사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국방부에 여기에 대해 사과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것처럼 브리핑을 한 겁니다.
당초 '국방부에 사과했다' 이런 기사가 났을 때만 해도 주한미군 측은 입장을 자제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국방부 브리핑이 나오자, 주한미군도 한밤에 "사과 한 적 없다"는 입장문을 내고 반박하고 나선 겁니다.
Q3. 그런데 우리 군에선 왜 훈련하지 말라고 한건가요? 이런 일이 이례적인 건 아닌가요?
네, 이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도 사전에 훈련 사실을 알렸다고 언급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우리 정부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로는 북한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 기간, 우리 정부는 이때를 북미대화 성사 적기로 보고 있거든요.
여기에 앞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해 온 한미 연합훈련과 무인기 문제를 먼저 해소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4. 그러면 이게 몇 개 엇박자가 공교롭게도 겹친 것 뿐이냐 아니면 한미 갈등으로 비화되는 구조적인 문제인가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심상치 않아 보이죠. 정리해보겠습니다.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입장, 중국,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한국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물론 70년 넘은 한미동맹,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심각할 정도로 균열 난 상황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