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이연향 전 미 국무부 통번역국장 모습(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어떻게 해서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과 의지가 있었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3번의 북미정상회담에 모두 배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귀 역할을 맡았던 이연향 전 미 국무부 통번역국장이 전한 말입니다.
현지시각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북미정상회담장 분위기에 대해 이 전 국장은 "제 생각에는 화기애애했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노이회담이 '노딜'로 끝난 상황에 대해선 "합의가 되고 안 되고는 또 다른 문제고,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3차례 북미대화에 대해 "회담 때마다 대외적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첫 북미정상회담 당시를 회상하면서 "김 위원장이 그렇게 많은 대외 경험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굉장히 잘 다뤘다,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본인도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 최대한 편안하면서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영어를 쓰는 건 들어보지 못했지만 알아듣는 것 같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현지시각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특파원단과 만난 이연향 전 미국 국무부 통번역국장
통역을 맡았던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통역이 가장 까다롭다고 느낀 대통령으로는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우 변호사 출신인 만큼 문장이 법률 문서처럼 문장이 길고 복잡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 속도가 빨라 연결고리 없이 다른 주제로 넘어가서 연결고리를 집어넣어 통역하기 위해 바쁘게 머리를 썼다"고 회상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부터 시작해 오바마 전 대통령,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어 통역을 도맡아온 이 국장은 지난달 말 약 17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