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SK하이닉스를 잡았다…5조 5000억 HBM 공장 가보니 [특파원 토크, 특톡]

2026-09-06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jNBkqk-2JJs

▶ 인트로
안녕하세요. 동아일보 뉴욕 특파원 곽도영입니다.
이곳은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웨스트라피엣입니다.

제가 이곳에 온 이유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첫 번째 HBM 공장
기공식이 열리기 때문인데요.
여기가 바로 그 공장이 들어설 부지 현장입니다.

지금은 거대한 대지만 덩그러니 있지만 이곳에는 무려 40억 달러 이상,
원화로 약 5조 5000억 원이 투입돼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을 생산하는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이 지어집니다.

전 세계가 작은 칩 하나를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지금,
인디애나주에 지어질 SK하이닉스 팹의 의미와
미국에서 느끼는 K반도체의 위상을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최우진 l SK하이닉스 부사장] (24년 4월)
"우리는 이 작은 칩으로 착륙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것이며 위대한 인디애나주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설 것입니다.
인디애나주는 다른 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머지않아 최고급 첨단 패키지 메모리 칩으로 가장 잘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약속드립니다."

[토드 영 l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SK하이닉스는 아직 인디애나에서 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니지만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2024년 4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학교에서 SK하이닉스가 미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투자 협약식을 열었는데요.

SK하이닉스는 이 지역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와 함께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위치한 퍼듀대의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 개발에 협력을 발표했었죠.

그 이후 미국 행정부 승인과 투자 유치를 위해 부단히 뛴 결과
2년하고도 약 5개월이 지난 8월 27일,
드디어 SK하이닉스의 첫 미국 반도체 공장 기공식이 열렸는데요.
지난 4월 이미 타설 작업을 진행해서
뼈대를 만드는 기초 공사는 마무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행사는 투자협약식을 함께 했던 퍼듀대학교 내 행사장에서 진행됐는데요.
SK하이닉스 임원과 학교 관계자 외에도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등이 참석해
SK하이닉스 반도체 팹에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했습니다.


이번 SK하이닉스 인디애나주 반도체 팹 기공식 전
뉴욕에서도 큰 이벤트가 있었죠.

ADR 형식으로 미국 기술주 중심 시장인 나스닥 시장에 입성한 건데요.
265억 달러, 원화로 약 40조 원을 조달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 기업 중 가장 큰 규모였는데요.

첫날 13% 가까이 급등 마감했는데 장중 한때 177달러대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최태원 l SK그룹 회장]
"만일 미국이나 글로벌 탤런트 쪽에서 보면 ADR을 더 선호할 수도..."

("170불이 됐습니다")

"네?"

("170불")

"네. 많이 올라왔으면 좋아해야겠죠?
저게 저대로 있을지가 이제 제일....
저렇게 가면 더 올라가라, 압박을 받을 텐데..."

▶ 미국의 끊임 없는 투자 압박, 최태원의 선택은?

이곳 SK하이닉스 인디애나주 부지는 약 133에이커, 약 54만㎡인데요.
축구장 하나가 보통 7000㎡가 조금 넘는 수준이니까
축구장이 약 80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죠.

이곳에서는 2029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주로 차세대 HBM과 같은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입니다.
SK하이닉스 로드맵상 7,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E와 HBM5가 주력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곳에 투자되는 금액 전체가 SK하이닉스에서 나오는 건 아닙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대대적인 지원에 나섰는데요.
미국 칩스법에 따라 직접 보조금이 최대 4억5000만 달러,
원화로 약 6200억 원이고요.

5억 달러, 약 70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100% 관세를 언급하며
미국에 공장 건설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죠.

[도널드 트럼프 l 미국 대통령] (25년 8월)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칩과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건축을 약속했거나
많은 분들처럼 건축을 진행중이라면 관세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만약 어떤 이유로든 건설한다고 말했는데 건설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다시 확인해서 계산해 줄 것입니다."

여기에는 아주 중요한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착공을 시작해야 한다는 건데요.
최근 들어 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본격적인 대미 투자를 아직 시작하지 못한 데다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기 때문입니다.
오픈AI, 메타, 엔비디아 등 기업 총수들이 메모리 칩을 구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인데요.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도
행사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SK하이닉스 인디애나 팹을 넘어
SK그룹 전체 차원에서의 추가 투자를 기대한다며
관련해 최태원 회장과 수차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토드 영 l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이 부분은 인디애나주에도 전달했습니다.
저는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이야기할 때마다
늘 같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투자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요.
SK그룹은 상당한 투자 여력을 갖고 있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는 만큼
특히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러트닉 장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콕 찍어
미국으로 데려와 공장을 짓게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미 두 기업 모두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지만
‘더 많이 더 빨리’를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의 니즈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데요.
최근 다양한 매체에서는 일본 공장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최 회장은 그게 일본이 될지, 미국이 될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섣부른 추측에 선을 그었죠.


[최태원 l SK그룹 회장]
"(조건에) 맞는 장소가 있다면
그게 미국이든 전 세계 어디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공급망을 늘리는 모멘텀이 필요합니다.
제일 커다란 마켓이 미국에 있는 것이고
많은 고객은 미국에 팹을 지어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조건과 얘기가 빨리 맞는 곳을 찾아서
필요하다면 충분히 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오면 미국도 검토한다고 하고
일본에 가면 일본도 검토한다고 얘기를 하죠.
그건 검토죠"

▶ 공장만 짓는 게 아니다…퍼듀대와 손잡은 SK하이닉스"

이번 SK하이닉스 기공식은 이곳 퍼듀대학교에서 열렸는데요.
2024년 4월 투자협약식을 열었던 곳에서 기공식까지 진행할 정도로
퍼듀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단순히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공장 생산라인만 짓는 게 아니라 이곳 지역사회와 공존하고
산학협력에도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그 거점이 바로 퍼듀대입니다.


퍼듀대는 미국 내에서도 상위권 공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곳의 목표는 미국 최대 종합 반도체 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매년 1천명 이상의 반도체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겁니다.

이번에 찾아간 퍼듀대 버크 나노테크센터는
재료, 소자, 회로, 시스템까지 반도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연구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SK하이닉스에는 대학에 우수한 인재를 적극 수급할 수 있고
연구 개발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는데요.
대학 입장에서도 이번 협약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더라고요.

[천즈훙 l 버크 나도테크센터 연구소장]
"저희 프로그램에서는 한 학기당 약 60~65명의 학생을 배출해
업계 파트너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 공급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이번 인디애나주 반도체 팹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자국 보호가 강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
인디애나주 반도체 팹은 SK하이닉스에게 있어서
하나의 보호판 같은 역할도 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원 l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 뿐 아니라 SK그룹 전체가
이미 미국에 350억 달러를 이상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고...
저희는 이미 350억 달러 투자했지만 제 계획은 훨씬 더 큰 규모로 투자하는 겁니다.
350억 달러 보다 훨씬 훨씬 훨씬 더 큽니다."


손톱만한 작은 칩 하나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는데요.
AI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지금의 반도체 생태계가
그리고 한국의 반도체 위상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제조업이 막강한 한국! 한국인의 긍지를 갖고
우리 기업의 성공을 응원합니다!
다음에도 더 재밌는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바이바이~

취재 : 곽도영
제작 : 김도현 CD, 김고은 인턴
작가 : 박정빈

곽도영 뉴욕 특파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