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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김정은 찾는데…北 고위급은 뉴욕서 뭘 했나 [특파원 토크, 특톡]
2026-10-04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F-wpT2CCax0
▶ 인트로
안녕하세요.
채널A 뉴욕 특파원 백승우입니다.
지금 제가 나와 있는 이곳,
세계 각국 정상들과 대표들이 모인
뉴욕 유엔본부에 나와 있는데요
북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김선경 부상을 이곳에 보냈습니다.
김 부상이 뉴욕에 도착한 순간부터
오늘 기조연설을 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가 직접 취재해봤습니다.
함께 하시죠!
▶김선경 부상 뉴욕 도착··· 공항부터 숙소까지
미 동부시간 23일 밤 10시쯤.
뉴욕 JFK 국제공항에
베이징발 중국국제항공 여객기가 도착합니다.
북한은 하루 전인 22일
김선경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밝혔었는데요.
그리고 착륙한 지 약 50분 뒤.
김 부상이
일반 승객들과 같은 출구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집니다.
(Q. 이번에 미 측이랑 따로 접촉을 하시나요?)
(Q. 이번에 핵 보유 의지가 불변이라고
메시지가 나왔던데 같은 생각이신가요?
(Q. 한국과 대화 의지는 없나요?)
하지만 김 부상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김 부상을 마중 나온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도
묵묵부답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 기억하시나요?
평소 굳은 표정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북한이
지난해 취재진의 잇단 질문에
버럭 소리를 질렀었죠.
[김성 l 주유엔 북한대사] (지난해 9월)
(대사님 그러면 이번에 북한에서 고위급이…)
"좀 비켜 수속이 안되잖아. 눈치들이 없어. 도덕이 있어야 되잖아!"
(궁금한게 많아 지고요 평소에 말씀을 많이 안 해주시니까.)
[김인철 / 주유엔 대표부 소속 서기관]
"수속을 못하고 있습니다. 자리 좀 피해주시죠."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김 대사는
올해도 같은 장소에서
대표단 입국 절차를 기다렸는데
취재진의 계속된 질문에도
한숨 소리조차 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모습이
한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걸
의식한 걸까요.
[김성 l 주유엔 북한대사]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제안했었는데 혹시 관련 입장 있으실까요?)
“···.”
지난해에는
차량을 잘못 탔다가 다시 내리는 등
다소 당황한 모습도 보였던 김 부상도
이번엔 곧바로 차량에 올라
공항을 빠져나갔습니다.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익숙하고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는데요.
하지만 저희 취재진도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김 부상을 태운 차량이
JFK공항을 빠져나갑니다.
저희도 곧바로
뒤를 따라가 봤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부상이 탄 차량을 의전하는 차량이
취재진을 향해 경적을 울리고 상향등도 반복해서 켭니다.
급기야 취재진 차량 진로를 막거나
위협운전을 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상황은 JFK에서 약 25km 떨어진
루즈벨트 아일랜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숙소 주변에 도착해서도
신경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북한 측 차량이 한 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세우는 듯 하더니,
취재진이 내리려 하자 다시 움직입니다.
그리고 다시 차량을 따라간 끝에
김 부상이 내린 곳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선경 l 북한 외무성 부상]
(대사님 미국하고 혹시 만나는 일정이 잡혀 있으신지)
(혹시 내일 연설은 어떤 연설을 하실건지)
“···.”
(북한 메시지···.)
“···.”
결국 숙소 앞에서 내린
김 부상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루즈벨트 아일랜드로 다시 찾아갔습니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부상이
머물고 있는 숙소 앞입니다.
이곳은 평소에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가
묵는 숙소이기도 한데요.
김 부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반 호텔이 아닌
이곳에 머물며
유엔 총회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김 부상의 숙소에는
유엔 관계자들이 오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연설까지 닷새···. 김부상은 누구를 만났나
김 부상의 이번 뉴욕 일정,
눈길을 끈 이유가 있습니다.
23일 밤 뉴욕에 도착했지만
유엔총회 연설은
닷새 뒤인 28일.
연설만 하기에는
비교적 여유 있는 일정이었습니다.
김 부상의 28일 연설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마지막 날에 배정됐는데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북한과 우호적인 국가인
쿠바, 베네수엘라 인사들과의
회동 가능성이 거론됐습니다.
실제로 김 부상은 24일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을
만났는데요.
양측은 벨라루스의 평양 대사관 개설과
무역·경제 협력,
비자 면제 협정 추진 등을 논의했습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끌었던 건 미국과의
접촉 여부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왔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l 미국 대통령] (지난 8월)
"그(김정은)는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개를 보유하고 있어요.
저는 김정은을 아주 잘 알고 있는데 그는 괜찮을 겁니다.
(올해 안에 만날 겁니까?)
네, 만날 겁니다."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중단된 북미 고위급 대화.
김 부상이 뉴욕에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혹시 북미 간 접촉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닷새 동안공개적으로 확인된
미국 측과의 회담은 결국 없었습니다.
그리고 김 부상은
유엔 연단에 섰습니다.
가장 분명하게 강조한 건
역시 핵 문제였습니다.
[김선경 l 북한 외무성 부상]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그 무엇으로서도 되돌릴 수 없다
는 공화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다시금 확인하는 바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핵 포기는 없다고
국제사회 앞에서 못 박은 건데요.
김 부상은 북한의 핵 억제력을
외부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안전을 지키는
'절대적 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선경 l 북한 외무성 부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한 핵 억제력은
철저히 외부의 침략과 위협으로부터
주권과 안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절대적 힘이며 불가항력입니다.”
그런데 연설의 톤에는
눈에 띄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지난해보다
직접적인 위협성 표현은 줄었고,
미국을 향해 새로운 군사 행동을
예고하지도 않았습니다.
또 지난해 연설 내용이 적힌
종이를 넘기는 과정에서 손을 떠는
모습이 포착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그런 모습은 없었는데요.
오히려 북한이 16분 동안
연설하는 동안 박수 한 번
안 나왔던 지난해 상황을
의식했는지,
올해는 김 부상의 연설 중간
북한 대표단의 박수 세례가
1번 있었습니다.
AP통신은 이번 연설이 북한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직접적인 위협을 피하는 등
상대적으로 절제된 어조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 다른 태도··· 뉴욕에서 북한이 남긴 신호
이번 유엔총회에서
김 부상의 말뿐 아니라
북한 대표단의 행동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는
북한 대표단이 총회장에 앉아 있었던 반면,
이재명 대통령이 연단에 올랐을 때는
북한 대표단이 자리를 비운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이 장면만으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과 미국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가
같지는 않다는 점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반면 북한이 우호국 외의 외교 채널까지
모두 닫아놓은 것은 아닙니다.
김 부상은 지난해 뉴욕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났습니다.
당시 한반도 상황과
유엔과 북한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그리고 약 10개월 뒤인 지난 7월,
유엔 상주조정관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즉 정치적 대화와 별개로
북한과 유엔 사이의 접촉은
조금씩 다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마무리
공항에서 시작해
숙소와 외교 일정,
그리고 유엔 연설까지.
닷새 동안 김선경 부상을 따라가면서
북한이 분명하게 밝힌 것도 있었습니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
반면 끝까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어떻게 답할 것이냐는 겁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고위급 외교관을
미국 땅에 보냈고,
북한이 유엔이라는 외교 무대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제안에 북한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답할지,
다음 움직임을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저는 다음에 더 재밌는 뉴욕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취재: 백승우
제작: 김도현 CD, 김고은 인턴
작가: 박정빈
백승우 기자 strip@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