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05 19:31 사회 [사진 : A 씨가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된 경위와 중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A 씨가 마약을 처음 접하게 된 경위와 중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가입까지 길어야 30초예요. 마약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게 보여요."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복역 후 3개월 전 출소한 A 씨. 자신이 마약을 구할 때 접속했던 SNS에는 더 많은 사람이 마약을 거래한다고 말합니다.
◆"마약 중독에 수천 만원 카드 빚"… 시작은 곧 중독
"시작은 데이트앱이었습니다." A 씨는 데이트앱을 통해 만난 상대의 '기분 좋게 만들어주겠다'는 말에 팔을 내줬습니다. 처음엔 좋다는 느낌도 없었고, 다시 맞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몇 달 뒤. A 씨는 "처음에는 생각이 안 나다가 몇 달 지나고 나서 갑자기 생각이 들어 마약을 찾았다"라고 밝혔습니다. 상대가 알려준 앱을 다운받아 필로폰을 지칭하는 은어를 반복해 검색했습니다.
A 씨는 투약 초반에는 술처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몸과 정신이 이상하다고 느끼는데도 제 의지에 반해 마약을 계속 찾게 되는 순간"이 왔다고 했습니다. “정상적인 생각과 판단을 뛰어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고 했습니다.
수사 당국에 검거됐고 기소유예, 집행유예로 마약 전력이 쌓여갔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A씨는 "그런 전과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며 "약을 어떻게 안 걸리게 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어느새 카드 빚은 2천만 원이 넘어갔습니다. 매일 투약을 하며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출근을 미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일 생긴 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습니다. A 씨는 "중독이 심할 때는 부모님께 죄송함 같은 감정조차 생기지 않고 약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시작하는 순간 이미 중독이 시작된 거였습니다."
징역을 살고 마약 치료를 받으며 A 씨는 최근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이 처음 마약을 구했던 데이트앱에서 더 많은 마약 관련 게시글을 본 겁니다. A 씨는 "지금 당장 다운로드하고 인증만 받으면 누구나 다 가입할 수 있는 앱"이라며 "전에는 더 은밀하게 이뤄졌다면 지금은 죄의식 없이 마약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라고 말합니다.
◆1020 마약사범 두배로…역대 최대
[사진 2 : 연령대별 마약사범 통계 (자료 출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
법무부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연령별 전체 마약류 사범 단속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29세 이하 마약사범 월평균 단속 건수는 21.5 건으로 지난해 11.6건의 1.8배 수준입니다. 2023년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10대로 초점을 맞춰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2023년 이후 작년까지 10대 마약사범 단속 월평균 건수는 최대 1.2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5.4건으로 급증합니다. 4.6배나 늘어난 겁니다.
전문가들은 마약을 재미있게 묘사하는 콘텐츠들이, 마약의 문제를 강조하는 정보들보다 더 다양한 현실이 심각하다고 지적합니다. 박상규 대학을위한마약중독예방재활센터(답콕) 사무총장은 "청소년들이 마약류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경로는 수도 없이 많다"며 "범죄자들이 제공하는 마약 관련 콘텐츠들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모습으로 제공된다"고 경고합니다.
윤상현 의원은 "대마초 압수량은 올해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의 5배를 넘었다"며 "검찰청 폐지로 마약범죄의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만큼, 중수청·공소청과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사건 처리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