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의료 상담에 진료까지…‘성형 코디네이터’의 무리한 유혹

2013-02-11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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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남) 얼마 전 우리나라가 인구 대비 성형수술
세계 1위라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었죠.

그만큼 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현실.... 성형 코디네이터로 불리는
상담사를 두고 적극 영업에 나선 성형외과들이
만든 것이겠군요.

여) 화려한 수사와 입담으로 고객을 유혹하는 코디네이터들.

억대 연봉이 가능하다며 이들을 양성하는 고액 학원까지
등장했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박소윤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스탠드업]
성형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신사동 거리.

이루 셀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습니다.

이들 병원의 영업을 책임지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바로 성형 코디네이터들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꼭 필요한 수술만 권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불필요한 수술까지 유혹한다는 겁니다.

성형업계에선 이를 속칭 '땡기기'라고 표현합니다.

취재팀이 직접 서울시내 한 성형외과를 찾아가 봤습니다.

사각턱 축소 수술에 대해 묻자, 얼굴뼈 엑스레이를 촬영한 후 코디네이터가 사진을 보면서 수술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인터뷰 : 성형외과 코디네이터]
"제 손가락을 따라 지나가서 여기 구멍으로 뼈에서 나오는 고무 같은 신경이예요. 굶은 가지에서 잔가지들이 잠깐 다치는 거예요. "

부작용을 우려하자, 걱정할 게 없다고 안심시킵니다.

[인터뷰 : 성형외과 코디네이터]
"부작용은 따로 사실은 없으세요. 뼈 자체는 감각신경이 없기 때문에 뼈 자체를 절단해서 아프신 건 없을 거구요. "

또다른 코디네이터는 코 수술도 함께 할 것을 권합니다.

[인터뷰 : 성형외과 상담실장]
"코 수술한 적은 없으시죠? 처음이시구요? 이거 빼주는 거는 흔하게 하는 수술이니까."

화려한 수사와 기법을 동원한 코디네이터들의 입담에
넘어가지 않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의학적 지식이나 교육을 받은 적이 있을까?

병원에서 고용한 성형 코디네이터들은 대부분 자격증이라는
것을 갖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허가해 준 것이 아닌 민간자격증으로,
이를 발급해주는 학원과 협회가 무려 38곳에 달합니다.

일부 학원들은 억대 연봉이 가능하다며 수강생들을 모집해,
과정에 따라 적게는 70~80만원, 많게는 수백만원 넘게 받습니다.

70만 원대 5일 단기 속성 수업을 들으면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한 학원을 찾아갔습니다.

[인터뷰: 병원 코디네이터 학원 강사]
"(자격증) 시험은 어렵지 않다는 게 저희가 기출문제를 드려요. 그 안에서 다 나와요."

수업 내용은 고객 응대와 고객 유형별 상담법,
병원에 맞는 화장법 등 화술과 이미지 메이킹이 대부분입니다.

불만고객을 충성고객으로 만들어주는 전략도 배웁니다.

[인터뷰 : 병원 코디네이터 학원 매니저(04/ 05:10)]
"상담의 기본적인 틀을 잡는 거고 환자를 접했을 때 어떻게 하면 'YES(네)'를 끌어낼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상담실장 과정에서 다뤄줘요."

교육 내용 그 어디에도 의학과 관련된 내용은 없습니다.

한 전직 코디네이터는 병원에서 일하면서 의사 어깨너머로
배운 게 전부라고 털어놓습니다.

[인터뷰 : 전직 성형코디네이터]
"의사가 항상 얘기하는 거는 똑같잖아요. 수술 방법이라든지 어떻게하고 이런 거, 계속 듣고 반복하고 듣고 반복하고 하니까 나중에는 내 것이 되죠."

그런데도 코디네이터들이 환자들에게 과도한
성형을 유도하는 것은 수입과 관계가 깊습니다.

얼마나 많은 환자를 유치했는지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인센티브' 제도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정작 의사들은 환자와의 상담 자체를 꺼립니다.

지난해 10월 배와 옆구리살을 없애기 위해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주부 김미경 씨.

상담과정에서 여러 차례 의사와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수술 당일에서야 처음 만났습니다.

[인터뷰 : 김미경(가명)]
"젊은 여자분이 앉아서 의사도 아닌데, 기다려서라도 (의사를) 만나보고 싶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자기랑만 상담하면 된다고 하는 거예요."

'의사가 과연 수술내용에 대해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
김씨는 수술 받는 내내 마음 졸여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디네이터의 역할은
고객 응대와 가격 안내 등에 국한돼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수술방법과 종류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서상수/ 의료 전문 변호사}
"수술과 수술을 비교하면서 어느 수술을 권유하고 이후 수술 후유증, 효과 실장이 설명하는 것은 의료법상 진료 행위로 봐야하기 때문에..."

성형수술 건수 세계 1위라는 불명예.
그 뒤에 숨어 있는 코디네이터들의 과도한 영업과
불법 의료행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박소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