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은퇴 선언∼‘버핏과의 점심’ 이젠 누구와? [특파원 토크, 특톡]

2025-05-25 09:00   국제

https://www.youtube.com/watch?v=om5azv7TPxo

여러분 안녕하세요.
특파원 토크, 특톡
뉴욕에서 조아라 기자입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깜짝 은퇴를 선언해 모두에게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 이곳 뉴욕에서도
워런 버핏의 발자취를 다시 따라가 보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데요.

이번 톡톡에서도 워런 버핏의
모든 것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곳이 어디냐면요.
워런 버핏의 연내 자선 점심 장소로 알려진
스미스앤월렌스키 레스토랑입니다.
뉴욕 최고의 스테이크 하우스 중 한 곳으로도 꼽히는데요.
일단 함께 들어가 보시죠.


이곳은 1977년에 문을 열었는데요.
화려하기보다는 역사가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입니다.

메뉴판이 액자처럼 생겼죠.
버핏이 즐겨 먹는 레스토랑이라고 하니
좀 비쌀 것 같은데,
일단 눈에 들어오는 제일 비싼 스테이크는
포터하우스라는 스테이크, 140불 정도 되네요.
지금 환율로 한 2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인데요.
2인분이라고 하니까 버핏이 먹기에 비싼 음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

버핏은 별명이 아주 많죠.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
무엇보다 20세기 가장 성공한 투자자라는 평가에는
아무도 부정을 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 버핏과 점심 한 끼를 같이 먹는
점심 식사 티켓 경매는
버핏이 시작을 했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이 됐는데요.
첫 티켓 경매는 2만 5천 달러에 팔렸습니다.
우리 돈으로 한 3천만 원 정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8년부터는 10억 원 이상에
낙찰되기 시작했는데요.
그때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월가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죠.

버핏과의 마지막 점심은 2022년이었는데,
당시에 269억 원의 이 점심 식사 티켓이 팔렸습니다.

버핏이 이런 괴짜스러운 발상을 한 이유는 기부 때문이었는데요.
경매로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기부를 한 겁니다.
마지막 기부처는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 지역의
글라이드라는 단체에 기부를 했습니다.

▶ 재산 200조 워런 버핏의 검소한 생활

버핏은 평소 검소한 생활로도 유명하죠.
그의 재산은 1,682억 달러,
우리 돈으로 200조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의 오래된 책상을 사용하고
또 1958년에 산 3만 1,500달러
우리 돈으로 5천만 원이 채 안 되는 주택에서
그대로 거주를 하고 있습니다.

버핏의 유년 시절은 유복했습니다.
오마하에서 금융업을 한 부유한 가정이었던 데다
또 아버지는 연방 하원에서 4선이나 했습니다.

그런데도 버핏은 집안에서 투자와 관련해서
돈을 일절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코카콜라와 잡지,
껌 같은 것들을 방문 판매했고
또 신문 배달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모은 종잣돈으로 14살 때
1,200달러 규모의 부동산에 첫 투자를 하면서
투자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평소 이 억만장자들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인 만큼
그는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약속을 하기도 했는데요.

사실 1%만 남겨도
2조 원 정도 되기 때문에
굉장히 큰 금액이죠.

그런데 지난해 그가 유언장을 좀 고쳤습니다.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게 될 공익 신탁,
그러니까 재단에 재산 대부분을 넘겨주겠다고
밝히면서 진정성이 의심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워런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14살 때 투자의 맛을 알아버린 버핏은
곧바로 사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대학에 가게 됩니다.
그때 이곳 뉴욕에 있는 컬럼비아대
MBA 과정을 수료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버핏은 뉴욕 월가에 남지 않고
자신의 고향인 오마하로 돌아갔습니다.
정신없고 또 복잡하게 돌아가는 월가보다
조용하고 또 독립적인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오마하가 그에게 더 맞다고 본 것이죠.


버핏의 투자 철칙은 매우 간단합니다.
내재 가치가 시장 가치보다 높을 것,
그리고 아는 것에 투자할 것,
마지막으로 장기 투자할 것입니다.

고향에서 버핏은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게 됩니다.
40대 초반에 이미 백만장자가
될 정도였다고 하니 대단하죠.

이때 버핏의 눈에 든 회사가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버크셔 해서웨이'입니다.

지금은 꿈의 시총이라는 1조 달러를 훌쩍 넘겨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비싼 글로벌 투자 회사지만
당시에는 직물 회사였습니다.

버핏은 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을 하나씩 사들이기 시작했는데요.
당시 외국에서 값싼 제품들이 들어오면서
미국의 섬유 산업이 쇠퇴하고는 있었지만
내재 가치가 버핏이 보기에는
한 19달러 정도 되는 것으로 보였는데
실제 주가는 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죠.

그의 투자 철칙에 따라서 투자를 하기 시작한 건데요.
결국 경영권까지 확보를 했습니다.

나중에는 섬유 산업에 투자한 자본을 회수하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버크셔 해서웨이는
투자 회사로 변모를 하기 시작합니다.

코카콜라와 애플 등에
보수적이고 장기적으로 투자를 하는
일명 가치 투자를 통해서
연평균 2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게 됩니다.
현재는 189개에 달하는
자회사를 가진 대기업이 됐습니다.

▶워런 버핏이 꼽은 후계자는?

이렇게 먼 미래를 볼 줄 알았던 버핏이
돌연 은퇴를 선언합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자신을
앞지르고 있다고 고백을 했는데요.


그 사람이 바로 그렉 아벨
비보험 부문 부회장입니다.
사실 아벨이 이 버핏의 뒤를 이어서
CEO가 될 것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습니다.

2021년 버핏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만약 자신이 갑자기 물러나야 한다면
자신의 뒤를 이어 경영권을 물려받을 사람은
그렉 아벨 부회장이라고요.

버펫의 오랜 동반자였던
찰리 멍거 부회장이
2023년 별세한 이후에는
그렉 아벨이 주주총회에서
버핏의 옆자리를 지키면서
후계자 역할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버핏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해서
대중에게 그리 친숙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이 월가의 이야기를 좀 들어봤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렉 아벨이
갑자기 후계자로 지명이 되다 보니까
버핏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서
은퇴를 선언하고
또 후임을 지명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최근에 버핏이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자신은 이상하게 90세 때까지는 나이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점차 균형을 잃게 되고,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데 애를 먹고,
또 신문에 글자가 흐려지기 시작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아벨은 후임 지명 이후에
장기적인 안목과 신중한 자본 배분,
자율적인 자회사 경영 등의 버크셔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속성과 안정성에 중심을 둔
후임 지명인 셈이죠.

그렇다면 이 오마하의 현인
버핏이 점찍은
그렉 아벨은 어떤 사람일까요?


그랙 아벨은 쉽게 말하면
투자 전문가라기보다는
핵심 자회사 대표 출신으로
사업 운영에 강점을 가진
CEO라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아벨이 버핏과 만난 것은
버핏의 투자 덕분인데요.
아벨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
회계사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칼에너지'라는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는데요.
'미드 아메리칸 에너지'로 사명을 바꾼 칼에너지를
버크셔 해서웨이가 1999년에 인수를 하면서
버핏과 인연이 된 거죠.

아벨은 미드 아메리칸 CEO를 역임하면서
'알타링크', 'NV에너지' 등과
인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2018년에는 버크셔 해서웨이
비보험 부문 부회장으로 승진을 했습니다.
철도, 제조, 유틸리티 등
여러 분야의 자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본격적으로 입지를 다지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아벨이 버핏의
눈에 띄게 된 이유는 뭘까요?

아벨은 1962년생으로
노동자 계층 주거 지역에서 자란
흙수저 출신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빈 병을 모으거나
소화기에 용액을 채우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모았다고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근면과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고 합니다.


가정 형편은 완전히 다르지만
근면과 노동의 가치를 아는 아벨을
버핏이 알아봤고
그 점을 높게 산 겁니다.

버핏은 아벨에 대해서
"그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서
두뇌와 에너지, 그리고 개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극찬을 했습니다.

그리고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단 한 주도 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을 했는데요.
그렉 아벨 경영 체제 아래에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망이 더 좋다면서
무한 신뢰를 보낸 거죠.

▶ 후계자 그렉 아벨에 대한 월가의 반응

이 월가에서는 그렉 아벨이
버핏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아벨이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아벨의 능력을 판가름하려면
최소 2, 3년은 지켜봐야 된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또 투자 능력이 확인될 때까지는
아벨의 말에 투자자들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전망도 얘기를 했습니다.
버핏 자체가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지
당장 미국 경제를 뒤흔들고
이러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급하게 판단할 것 없다는 겁니다.

또 덩치가 커질 대로 커진 버크셔 해서웨이가
아벨 체제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아벨은 버핏을 관찰하면서
호기심을 갖는 법을 배웠다고 하는데요.
버크셔 해서웨이 관계자들은
이 아벨에 대해서 엄청난 학습 기계라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또 오히려 관리하고 행동하는 것은
버핏보다 더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
그렇기에 이 투자도 버핏보다
더 과감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버핏이 절대로 하지 않는 투자 중의 하나가
바로 비트코인 가상 자산이죠.
버핏은 2018년 CNBC 인터뷰에서
이 가상 자산 비트코인에 대해서
쥐약의 제곱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내재 가치가 전혀 없다는 거죠.

하지만 비트코인은 지금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고 있잖아요.
월가에서는 아벨이 내년 1월
CEO 자리에 오른 이후에
비트코인에 대해서
뭔가 다른 입장을 밝힐지에 대해서도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내년 1월 1일에
그랙 아벨에게 전문 경영인 자리를
공식적으로 넘겨줄 예정인데요.
그래도 버핏은 계속 출근을 하겠다고 합니다.

세계 8위 규모의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넘기고
또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고
수많은 기부를 했다는 점에서
배울 점도 많아 보이는데요.

여러분은 버핏을 보며 어떤 것을 느끼셨나요?
저는 다음 시간에 더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안녕~

취재 : 조아라 기자
제작 : 김도현 CD
작가 : 박정빈 작가

조아라 기자likei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