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 토론회'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패배 이후 하와이에 머물고 있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한마디가 단일화 여부를 놓고 신경전 중인 김문수-이준석 양 진영을 흔들어놓았습니다.
홍 전 시장이 오늘(25일)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언급한 게 단초가 됐습니다.
홍 전 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19일 하와이에 특사단까지 보내 우회적으로 ‘김문수 지지’라는 입장을 받아낸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로선 당혹스러운 상태입니다.
당시 특사단장을 맡았던 김대식 의원은 김 의원은 "홍 전 시장은 앞으로 (대선기간 동안) 정치포스팅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하셨다"며 “선대위 합류에 명분이 없지만, 김 후보가 반드시 선전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지지하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홍 전 시장의 메시지는 김 후보 지지와는 정반대 입장의 정치포스팅인 셈입니다.
김 후보는 이날 충남 공주 유세 직후 홍 전 시장의 메시지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홍 전 시장께서 말씀을 활발하게 하시는 부분에서 대해선 특별한 코멘트를 하진 않겠다”고 일단 선을 긋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어 “시점을 멀리 미래를 보면 투자일 수 있고, 현재 시점으로 보면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겠느냐는 저보다 더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미래가 아니라 당장 9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의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맞서 보수층 지지를 하나로 묶고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김 후보 자신으로의 단일화가 필수 요건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홍 전 시장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당 대표 2번, 대선후보 2번,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까지 온갖 당의 혜택 다 받으신 분이 국민의힘 후보 말고 이준석 찍으라고 하는 것은 정말 자가당착,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적었습니다.
반면 이준석 후보 측은 고무된 모습입니다. 당장 이 후보 본인부터 “홍준표 대표님 감사합니다”라며 환영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자신의 SNS를 통해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면서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받지 읺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 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고 밝혔습니다.
김철근 개혁신당 사무총장도 SNS에 “역시 홍 전 시장 판단은 정확하다”며 “홍 전 시장의 응원에 힘입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