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해발 700m 고랭지 배추도 녹았다

2025-07-25 18:59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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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극심한 폭염은 생업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불볕더위에 해발 700m 고랭지 배추도 죄다 녹아 문드러져 버렸는데요.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농부들 마음도 문드러집니다. 

소비자도 타격인데요.

그러잖아도 비싼 배추값이 더 오르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강경모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해발 700m에 자리한 고랭지 배추밭입니다.

두달 동안 애써 키운 여름배추를 수확하는 자리, 이른 아침부터 농민들이 분주히 움직입니다.

그런데 밭 곳곳이 누렇게 변해 있습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일그러진 배추도 상당수입니다. 

폭염에 그만 녹아버린 겁니다.

[김윤근 / 농민]
"이렇게 썩어들어가거든요. 서울 분들이 이런 것을 드시겠습니까. 사람으로 말하면 암이죠."

상황이 더 안좋다는 다른 밭도 가봤습니다.

배추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다 썩었습니다.

속썩음병에 걸린 건데요.

이 밭은 전체 수확을 모두 포기했습니다.

폭염이 온 뒤 집중호우, 다시 폭염이 반복되는 날씨에 병해까지 기승입니다.

[김윤근 / 농민]
"옛날에는 그냥 심어만 놓으면 배추가 잘 됐습니다. 지금은 약을 치고 뭘 아무리 해도 옛날에 반밖에 안 됩니다. 그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강원 고랭지에선 전국 여름배추의 90%가 생산됩니다.

올해 예상 생산량은 3천7백 톤, 평년에 비해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이미 봄배추의 작황 부진으로 배춧값이 30% 이상 오른 상황에서 값이 더 오를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당근 모종기를 맞은 제주에선 씨앗을 심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곳곳에선 싹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농민들은 계속되는 폭염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면 씨앗이 발아가 안돼 모종을 다시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구좌농협 관계자]
"일주일 안에는 비가 와줘야 돼요. 비가 안 오게 되면 이제 다시 파종을 하게 돼요."

점점 심각해지는 폭염에 농민들의 고민도 깊어집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문대화 (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이희정

강경모 기자kkm@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