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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고물가에 휴가 멀리 못 간다…센강 수영장으로
2025-08-11 19:45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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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휴가를 뜻하는 '바캉스'라는 말, 프랑스에서 온 단어죠.
그만큼 프랑스 사람들에게 휴가는 특별한 의미입니다.
한 달씩 휴가를 떠나는 게 당연했지만, 요즘은 고물가로 도심에서 여름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데요.
세계를 가다, 파리 유근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피서객들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칩니다.
물 위에 몸을 맡긴 채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도 보입니다.
마치 수영장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곳, 센 강입니다.
지난 달 파리시가 센 강 유역 3곳에 강변 수영장을 마련했는데, 개장 한 달 만에 총 8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질이 나쁜 것으로 유명해 100년 넘게 수영이 금지 됐었지만 파리지앵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에릭 / 파리 시민]
"센 강에서 수영하기 위해 100년을 기다렸어요. 많은 파리 시민들이 한 번은 오고 싶을 겁니다."
기자도 센 강에 몸을 담가 봤습니다.
지금 파리 시내는 3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물 온도가 24도로 적당하고, 수질도 나쁘지 않아서 수영을 즐기기에 괜찮은 환경입니다.
센 강에 수영장이 102년 만에 조성된 것은 물가 상승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 해외여행 등 휴가를 포기하는 파리지앵들이 늘면서 과거 텅 비었던 도심은 8월 바캉스 기간에도 북적입니다.
[야닉 / 파리시 담당자]
"(해외로) 휴가를 떠나지 못하거나 직장 때문에 파리에 머무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 수영 시설과 스포츠 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심 피서객들이 몰리는 곳은 센 강 뿐만이 아닙니다.
파리시청 인근 문화 공간 '파리 쁠라쥬'는 비치발리볼 경기장과 브라질을 주제로 한 장식물이 꾸며져 휴가를 떠나지 못 한 사람들에게 대리 만족을 선사합니다.
파리 대표 전시공간인 '그랑팔레'는 풍선을 테마로 한 전시관으로 변신했는데, 주말엔 하루 평균 8000명이나 방문하고 있습니다.
[곤잘레스 / 전시 관계자]
"최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정말 많습니다."
[줄리아 / 관광객]
"교통 등 싼 가격에 파리 도심을 즐길 수 있어요. 특히 리옹 등 다른 지역사람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고물가 현상이 파리의 여름 휴가 문화도 바꾸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뉴스 유근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
영상편집: 이태희
유근형 기자noe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