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책가방-아동복 수십만원…초등학교 입학에 “등골 휘네”

2012-01-26 00:00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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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유치원을 졸업하고 첫 입학을 앞 둔 부모들은
기대보다 부담이 더 큽니다.

값비싼 학용품, 어른 옷값 뺨치는 아동복 가격에
벌써 겁부터 난다는 분들이 많은데요.

애들 입학용품 사주려고 적금까지 든다는데 어느 정도인지,
김관, 김용석 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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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양지옥씨.

값비싼 책가방을 만지작 거리다 결국 10만 원대의 책가방을 골랐습니다.

[양지옥]
"백화점 한 열바퀴 돌았거든요. 더 고가는 가격표도 안 봤어요. 아예 매장 들어가지도 않았어요. 엄마 마음이 가면 다 좋은 거 사주고 싶기 때문에"

우리 아이 만큼은 최고로 키우겠다는 부모 심정은 그대론데,
문제는 돈.

40만 원대 책가방까지 등장한 아동브랜드에는
부모 등골이 부서진다고 해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오명까지 생겼습니다.

[한우영]
"아이들이 브랜드를 모르고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어요. 아는 순간부터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하죠. 어떤 엄마는 브랜드 사주려고 적금 따로 든다는 엄마도 있어요."

혹시나 우리 아이가 비교 당할까봐
그래서 혹시나 왕따 당할까봐
울며 겨자먹기로 지갑을 연다는 겁니다.

[서미영]
"이걸 못하고 가면 왕따 당하고 거기에 못 끼고 그러면 정말 섭하잖아요. 진짜 속상하고. 그래서 현금서비스 땡겨서라도 사주게 되잖아요."

"아이들을 위해 지갑을 열고는 있지만 프리미엄 고가 브랜드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학부모들의 이야기 들어보셨는데요. 그렇다면 그 실태는 어떤지 김용석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아동복과 학용품 대목인 초등학교 입학 시즌을 앞두고 있는 백화점을 찾았습니다.

프리미엄 아동복을 파는 매장에서 부르는 가격이 깜짝 놀랄 만큼 비쌉니다.

애들 옷 중에선 에르메스 급이라고 불려요.
브라우스랑 카디건이 50만 원, 바지랑 양말까지 하면 70만~80만 원.
보통 세트로 해서 100만 원 정도 맞춰요.

올해는 특히 흔히 들으면 알 수 있는 일반 브랜드에서도
30만 원짜리 책가방이 등장해 학부모들의 새로운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책가방은 44만 원에 팔립니다.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고급 브랜드의 옷을 사주려면 재킷(40만~50만 원)과 치마(10~20만 원), 구두(10만~20만 원)에만 90만 원 가까이 듭니다. 여기에 책가방(20만~40만 원)을 장만하면 100만 원을 쉽게 넘습니다.
초등학교 때 축구 클럽 활동을 시작하는 남자 아이들에게는 축구화(5만~10만 원)나 운동복을 갖춰줘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웬만한 중산층 부모는 모두 부담을 느낄 정도의 액수입니다.

문제는 터무니없이 비싼 고급 브랜드 가격에 거품이 많다는 점입니다.

유통 업자들이 챙기는 몫은 많게는 원가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화인터뷰: 의류 유통업계 관계자]
외국의 중저가 브랜드도 한국에 들어오면 소위 명품으로 둔갑해서 고가 라인을 해야 잘 팔리니까 그렇게 하는 경향이 있죠. 수입업자들이 (마진) 3배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10배까지 하는 경우를 많이 봤으니까요.

[스탠드업: 김용석 기자}
초등학교 입학은 우리 아이들이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경험하는 출발점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옷과 가방의 브랜드로 기죽는 아이들이 생길까봐 걱정이 됩니다.
채널A 뉴스 김용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