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아내 살해범의 ‘식물인간쇼’, 20년 간 왜 몰랐을까

2012-09-20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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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징역을 살지 않으려고
무려 20년 동안 '식물인간' 행세를 한
아내 살해범이 덜미가 잡혔다는 소식,
채널A가 단독으로 전해드린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루 종일
이 영화같은 이야기로 시끄러웠습니다.

누리꾼들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여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종식 기자가
그 의문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아내를 살해하고 20년간
식물인간 행세를 한
58살 김모 씨의
엽기적인 이중생활이 보도된 뒤
관련 기사들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누리꾼들은 우선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았던 그의 형량이
상급심에서 징역 2년 6개월로 깎인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1. 아내 살해하고 고작 징역 2년6개월?]

법원이 형량을 낮춰준 주된 이유는
남겨진 두 딸의 양육을 위해서였습니다.

21년 전엔 법원에 뚜렷한 양형기준이 없어
이런 고무줄 형량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김 씨가 만약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양형기준표에 따라
최소 징역 6년 이상을 받게 됩니다.

[2. 경찰과 검찰 왜 눈치 못챘나]

김 씨는 경찰이 한달에 한번씩,
또 검찰이 6개월에 한번 씩 찾아올 때마다
이불을 목까지 덮어 쓰고
의식을 잃은 척 누워있었습니다.

조사팀이 김 씨를 만지려고 하면
가족들은 ‘아픈 사람 괴롭히지 말라’며
소리를 질러 접근을 막았습니다.

형식적인 방문조사를 벌인
경찰과 검찰은 김 씨의 이중생활을
방치한 격이 됐습니다.


[3. 이중생활 도와 준 공범 없나]

김 씨는 가명을 써가며

대형 병원에서 기술직으로 일해 왔습니다.

하청업체 용역직원이라
신분 확인이 느슨했기에 가능했습니다.

검찰은 김 씨의 신분 세탁을
도운 사람이 있는지 추적하고 있습니다.

[송한섭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제가 갔을 때도 전혀 말을 못하는 연기를 했습니다.
가족들도 다 거짓말을 했죠."

검찰은 가족들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스탠드업 : 이종식 기자]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백 명에 달하는 형집행정지자들에 대한
느슨한 관리체계를
뜯어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채널A뉴스 이종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