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낙인에 육사 진학마저 포기했던 고3 아들이 채널A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정부는 아버지에게 월북자 낙인을 찍었지만, 아버지를 따라 공무원이 되겠다고 합니다.
박수유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살 공무원 부인 (어제)]
"비켜! 비키라고!"
남편의 죽음을 알고 싶었지만 청와대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진실 규명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원망했습니다.
[피살공무원 부인 대독 (어제)]
"아버지를 잃은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거짓말일 뿐이었습니다."
다음 달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아들은 참다못해 편지를 썼다고 토로합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문 대통령이) 편지로 챙기겠다, 함께하겠다. 약속을 하셨는데, 아무런 발전이 없어서 (답장을 썼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숨기려고 하는지…."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찍힌 '월북'이라는 낙인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아버지가) 북한이 도발하거나 이런 내용 나오면 화도 내시고 그랬었는데. 월북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죠."
아들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습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사건 발생) 7시간 전쯤에도 밤에 전화했거든요. 그냥 공부 잘 하고 있나 항상 하던 대화였거든요."
가족이 바라는 건 사건의 진실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김기윤 / 유족 측 변호사]
"(사건의 정보를)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할 수 있는데 그때까지 청와대가 항소재판을 끈다면 관련 정보를 15년간 못 보게 됩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먼 출장을 간 것으로 아는 열 살 어린 여동생에게 비극을 설명할 길이 없어 더 답답합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동생이 아빠 얘기를 하면 좀 속상하죠. 저는 말을 못 하고 가만히 있는 편인데."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졸업하자마자 공무원 준비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생각해 지금 준비하고 있어요."
간절히 원했던 육사 진학보다도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피살공무원 아들]
"이제는 어떻게 된 것인지 진짜 사실을 알고 싶습니다. 이제…"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