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 있는 밀레니엄 힐튼, 단순한 5성급 호텔이 아니라 마흔 살.
우리 현대 건축사의 ‘교과서’같은 건물이지요.
오늘 영업을 종료하고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안보겸 기자가 마지막 모습, 담아 왔습니다.
[기자]
서울 남산에 자리잡은 밀레니엄 힐튼 서울.
영업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투숙객을 내보냈습니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던 시설물이 철거되고, 영업 중단을 알리는 메시지도 곳곳에 붙었습니다.
저마다 추억을 가슴에 안고 호텔을 찾은 사람들은 마지막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준환 / 서울 종로구]
"어렸을 때부터 크리스마스 때마다 와서 기차 다니는 거 봤던 기억이 아직도 뚜렷하게 있는데…"
[박미정 / 충남 보령시]
"돌아가신 부모님이랑 왔었고, 사라져가는 문화재를 보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요."
또다른 누군가에겐 청춘을 떠올리게 합니다.
[송석준 / 서울 서초구]
"젊었을 때 이 장소에서 선을 굉장히 많이 봤습니다. 저의 젊은 시절이 새록 생각이 났고요."
[성현철 / 서울 서대문구]
"1년 가까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20대 때 큰 추억 중 하나라서 좋은 기억으로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지난 1983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상 22층 규모로 지은 이 호텔은 한국 정치사 곳곳에 등장합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자주 만찬을 가졌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한 조문단이 투숙했습니다.
하지만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기업에 매각된 이 호텔은,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또 한차례 주인이 바뀌며 보존 아닌 개발을 택했습니다.
2027년까지 사무실과 호텔이 들어선 복합단지로 다시 지어질 계획입니다.
"고생 많았고, (다시 지어지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빛나길"
"많은 추억을 줬던 힐튼에게 감사하다는 말"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영상취재 : 김기열
영상편집 : 장세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