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미군 부대인 '캠프 보니파스'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는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駐)유엔 미국대사 (사진출처 : 뉴시스)

한국을 찾은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주(駐)유엔 미국대사가 대북제재 이행 감시체제 대안으로 모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에는 러시아와 중국의 참여 없이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이 이달 말 종료되는 가운데 북한 감시를 위한 대안이 급선무인 상황입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16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공동경비구역(JSA)를 찾아 '캠프 보니파스' 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엔 총회든 유엔 외부의 기관이든, 전문가 패널이 해온 중요한 업무를 계속 이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참여하지 않고 서방 국가들이 주도하는 방안도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당연하다(Of course)"고 답했습니다. 이어 "한국과 일본 뿐 아니라 같은 생각을 가진 이사국들과 함께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대북제재 감시 대안에 대해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구축하려면 미국 뿐 아니라 유사한 입장을 가진 나라들과 다양한 방안을 협의하고 강구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여러 파트너들과 협의가 이뤄져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토마스-그린필드 대사의 방한도 전문가 패널 임기 종료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 됩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습니다. 중국은 기권했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북한의 불법행위들을 용인하고 있다“며 “중러는 입장을 바꾸고 북한은 외교를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성실하게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는 것"이라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와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측 판문각에서는 북한군 3명이 대사 일행의 방문을 관찰했습니다. 북한군은 모두 권총을 소지한 상태였는데, 지난해 11월 북한은 9.19 남북군사합의의 전면 무효화를 선언한 후 JSA에서 재무장한 바 있습니다.

3박4일 일정으로 방한한 토마스-그린필드 대사는 17일 일본으로 건너 가 납북 피해자 가족과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