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크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이 농구인데요. 우리 농구에서 2미터가 넘는 외국인 선수들이 무조건 퇴출되고 있습니다.

바뀐 규정 때문인데 국제적으로 비웃음을 사고 있습니다.

유재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에서 9시즌 뛴 찰스 로드가 긴장한 표정으로 키를 잽니다. 보통 신장 측정땐 까치발로 키를 늘리는 걸 단속하는데, 이번엔 반대로 키를 줄일까봐 눈을 부릅뜹니다.

[현장음]
"자세가 구부러져 있거든요"
(KCC 관계자) 얘는 핀다고 폈는데.

공식 프로필은 200.1cm였지만,

[현장음]
199.2cm!.

2m 이하로 나오자 감격에 젖습니다.

[찰스 로드 / KCC ]
"가장 긴장되는 측정이었고요. 많이 놀랐습니다."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은 연맹이 신장 규정을 바꿔 2m 이하의 외국인 선수만 뛸 수 있도록 하면서 빚어졌습니다.

[이성훈 / KBL 사무총장]
"신장 제한의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선수 보호입니다"

경기 속도 또한 빨라지고 득점도 높아진다는 계산입니다.

하지만 2m 이상 선수들이 내외곽을 휘젓는 세계 추세와는 맞지 않는, 우물안 규정이라는 비난이 거셉니다. 올 시즌 득점왕인 데이비드 사이먼이 2cm 차이로 퇴출되면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습니다.

영국 BBC와 더 가디언 등은 규정을 꼬집었고, 해외 농구팬들도 코미디 같다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계속되는 관중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유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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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한일웅
영상편집 : 배영주
그래픽 : 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