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에 갇힌 동생 구하려다…형제의 안타까운 참변

2020-04-08 20:02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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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울산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집에 있던 9살 동생과 동생을 구하러 들어갔던 18살 형까지 숨졌습니다.

부모는 새벽 장사 때문에 집을 비우고 있었습니다.

배영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 베란다로 시뻘건 불길이 뿜어져 나옵니다.

소방관들이 구조에 나섰지만, 아파트 안은 이미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집기들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아파트 주민]
"불똥이 떨어져서 문 닫고. 애들 데리고 뛰어 나오고…"

새벽녘 발생한 화재로 이 아파트 13층에 사는 형제 2명이 숨졌습니다.

9살 동생은 집안에서 발견됐고, 18살 형은 아파트에서 추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화재가 발생하기 10분 전, 형은 집에 놀러온 친구와 함께 음료수를 사러 나갔다 불이 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배영진 기자]
"형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불이 난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는 새벽 장사를 위해 집을 비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 주민]
"큰 아이가 동생을 참 잘 보살피고. 잘 데리고 다니고 사이좋게 잘 지냈다고."

경찰은 형이 친구와 라면을 끓여먹은 뒤 냄새를 없애기 위해 촛불을 켜놓은 채 나갔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창문을 열어놓고 촛불을 켜 놓으니까 그게 바람에 넘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7년 지어진 15층 건물로,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당시 규정상 스프링클러 설치는 16층 이상에만 의무화돼 있었습니다.

이 불로 주민 8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100명이 대피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