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 노역에 동원된 피해자와 유족이 일본 기업을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대법원은 21일 강제징용 피해자 곽모 씨 등 7명이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곽 씨 등은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배상받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날 고(故) 김재림 씨 등 4명이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마찬가지로 1억~1억5천만 원을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곽 씨 등은 1942~1945년 일본제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김 씨 등은 1944~1945년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강제노동을 했습니다. 이들은 당초 약속된 조건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했고,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미쓰비시 측은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불법행위 주체인 일본 기업이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들이 최종 승소했지만, 실제 배상까진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판결대로라면 일본 기업의 국내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지만, 정부는 일본 기업이 아닌 '제3자 변제'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응할 경우 위자료를 받을 수 있지만, 거부할 경우 일본 기업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앞서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3년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결론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법원은 2012년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결하며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