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직접 등판? 검찰개혁 ‘당정 갈등’ 불씨 꺼질까 [런치정치]

2025-08-30 12:00   정치


 지난 25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검찰개혁 질의에 답변하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왼쪽)과 지난 27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 단장.(출처 : 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경찰·국가수사본부가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1차 수사기관들의 권한이 집중된다."(정성호 법무부 장관, 지난 25일 국회 예결위)
"(정성호)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거 아니냐."(민형배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 단장, 지난 27일)

이번주 검찰개혁 방향을 놓고 여당과 정부의 엇박자가 계속 노출됐죠. 민주당에서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 향해 비판 쏟아냈는데요. 결국 정 장관, 그제(28일)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 참석해 "당 결정대로 잘 논의해 따라갈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죠.

이어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29일) 검찰개혁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주재할 수도 있다고도 했는데요. 대통령 등판으로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 갈등의 불씨 완전히 꺼질 수 있을까요.

당도 정부도 일단 "잡음 최소화" 

그제(28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 워크숍의 법사위 분과토론에는 정 장관도 참석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김용민 법사위 간사도 "당정 충분히 논의해 이견 없도록 했다", 정 장관도 "입법 주도권은 당이 갖고 있다"며 수습에 애 썼죠.

'정 장관이 소신을 접은 것이냐'는 질문에 정 장관을 잘 아는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당 되고 첫 워크숍인데, (장관이) 후배 의원들에게 이견을 표출하는 건 부담스럽지 않았겠느냐. 장관의 개인적 입장이라기보다 당정을 위한 입장으로 봐줬으면 한다"고요.

또다른 당 관계자는 "당정 간 박자가 잘 안 맞는다는 듯한 느낌을 줄수록 대통령 국정 지지도까지 피해 본다"며 "지금은 잡음을 최소화할 시기"라고 했습니다.

생각이 다를지언정 당도 정부도 "더 큰 갈등 노출은 막아야 한다"며 일단 봉합에 나선 겁니다.

중수청·검찰 명칭 폐지 놓고 이견 

 검찰개혁 쟁점 그래픽 (출처 : 뉴스A)

양측의 생각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민주당과 정 장관, 모두 검찰 수사·기소 분리와 수사 전담 기구인 중수청 신설엔 동의합니다.

중수청을 어디에 둘지, 검찰이라는 명칭을 사용할지, 검찰의 1차 수사지휘권이나 보완수사권을 인정해줄지를 두고 엇갈리는데요.

정 장관은 복수의 수사기관을 모두 행안부 아래에 두면 권한 집중이 우려 된다며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두자는 입장이죠. 기소 전담 조직인 공소청은 기존 검찰청 명칭을 유지하고, 여기에 1차 수사지휘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열어두자는 겁니다.

"국민이 피해를 보는 일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치죠.

하지만 민주당 구상은 다릅니다. 행안부 산하에 중수청을 두고, 기존 검찰청은 폐지해 공소청으로 만들자는 거죠. 여기엔 사건을 기소하고 재판을 유지하는 공소 권한만 남기고, 보완수사권도 모두 없애자는 겁니다. 민주당은 이같은 내용의 개혁안을 추석 전 처리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정 장관이 '검찰' 명칭 유지를 검토하는 배경엔 헌법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헌법 제89조엔 '검찰총장'이 명시돼 있어, 검찰총장이 아닌 공소청장을 두려면 개헌이 필요하단 거죠. 반면, 민주당 강경파는 "공소청법을 제정해 공소청장을 명시하고, (헌법을) 우회하면 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외로운 고민 많아져 흰 머리 늘어난 법무장관" 

이에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대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보여주기식 검찰 개혁은 안 된다"면서요. 세부적인 이견이 있는 만큼 공론장에서 따져보자는 겁니다. "권력 집중으로 인한 권한 남용 방지 대책 등 근본적 문제에 대한 실질적 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는데요. 정밀하게 살펴보자는 정부 의견에 좀 더 힘을 싣는 발언처럼 보입니다.

정 장관과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서인지 당에서 공개적으로 정 장관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적다. 외로운 고민들이 많아지면서 정 장관의 흰 머리가 부쩍 늘었다"고요. 이 대통령의 토론 제안을 두고 "정 장관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는 표현"이란 해석도 나왔습니다.

"토론하라" 직후 정청래 "페달 안 밟으면 쓰러져" 

반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토론회 지시 소식이 전해진 직후 SNS에 글을 올렸죠.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고요. '강경 개혁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개혁 속도전' 의지를 거듭 밝힌 겁니다.

'폭풍 개혁'을 앞세우는 여당과 '신중한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가 접점 찾을 수 있을까요. 이 대통령의 직접 등판으로 갈등 불씨 잠재울지 당 안팎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박자은 기자 jadooly@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