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 ‘4398’ 김건희 여사 첫 재판… 직업 묻자 “무직입니다”

2025-09-24 16:02   사회

 김건희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의 첫 재판이 40분 만에 끝났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4일 오후 2시 10분부터 2시 50분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1차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구속 상태인 김 여사는 재판이 시작된 뒤인 오후 2시 12분쯤 재판부 호명에 따라 구속 피고인 대기실에서 나와 311호 형사 중법정에 입장했습니다. 김 여사가 공개 석상에 나온 것은 지난달 12일 구속된 뒤 43일 만입니다.

수의 대신 정장을 입은 김 여사는 안경과 흰 마스크를 착용했습니다. 왼쪽 가슴에는 김 여사의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를 달았습니다.

김 여사의 이날 법정 입장 장면은 언론사 사진·영상으로 촬영됐습니다. 촬영은 공판이 열리기 전 30초 가량 허용됐습니다. 김 여사는 재판장 질문에 생년월일 등을 말하고 "현재 직업이 없는 것 맞나"라는 물음에 "예. 무직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김 여사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인 채명성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관해 "이미 두 차례 걸쳐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거쳐 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며 "김 여사는 주가조작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천 개입 혐의에 관해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명태균 씨와 별도로 계약 관계를 체결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건진법사 청탁 의혹에 대해서도 "전성배 씨가 전달했다는 청탁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하고 청탁을 들었던 사실도 없다"면서 "샤넬 가방은 전달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재판부는 이틀 뒤인 오는 26일 공판준비 기일을 열어 증인신문 일정 등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증인신문은 다음 달 15일부터 진행됩니다. 재판부는 10월 중 15·22·24·29일 네 차례 재판을 진행하고, 11월부터는 매주 수·금요일 두 차례 재판을 연다는 방침입니다.

김 여사는 2009~2012년 이뤄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자금을 대는 전주(錢主)로서 권오수 전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거래 등 3700여 차례 매매 주문을 하는 방식으로 8억1000만원의 부당이득을 본 혐의를 받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 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여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공짜로 받아보고, 그 대가로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명 씨와 친분이 있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습니다.

2022년 4~8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 전직 고위 간부에게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명품을 받은 혐의 등도 재판 대상입니다.



홍성규 기자 h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