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알박기 텐트’ 몸살…해변이 앞마당?

2025-10-08 19:13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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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설치된 텐트들 정체가 뭘까요?

경관도 해치고 해양 오염에 안전사고 우려까지 있지만 당국은 전혀 손을 못 대고 있다는데요.

배영진 기자 이 텐트들의 정체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의 한 바닷가.

아름다운 풍경으로 유명합니다.

해안선을 따라 텐트 30여 개가 줄지어 있습니다.

상당수는 오래 방치된 듯 낡아 있습니다.

반면 몇몇은 가전제품에 CCTV까지 임시 건물처럼 꾸며놨습니다. 

농사를 짓는 텃밭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한 곳도 있습니다. 

해안가에서 취사나 야영은 불법이지만 금지 표지판은 구석에 쓰러져 있습니다. 

사유지를 침범했다는 경고문도 무색합니다.

[A 씨 / 텐트 주인]
"위치가 좋잖아요. 사유지면 자기가 와서 철거하면 되잖아요. 빼라면 빼면 되지, 이게 무슨 알박기입니까."

물고기가 잘 잡혀 낚시 성지로 꼽히는 또다른 해안입니다. 

방파제 주변엔 알박기 텐트가 한가득입니다.

밥상에 그릇, 가스버너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주변엔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텐트를 철거하지 못하게 아예 못을 박아 고정하고, 입구에는 자물쇠까지 채워 다른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불법이지만 경고 방송은 들으나 마나입니다.

[현장음]
"시설물 설치자께서는 조속히 자진 철거하여."

[B 씨 / 텐트 주인]
"오갈 데가 없어서요. 갈 데가 없어요. 버티고 있는 거죠."

[C 씨 / 텐트 주인]
"퇴직하고 나니까 올 데 갈 데도 없고, 나는 바다의 자연인이라 생각하고."

해양오염에 안전사고 우려까지 제기되지만 당국은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유지인데다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섭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
"강제 조항이 없다 보니까…나가시라고 하는데 뭐 알겠습니다.나가겠습니다 하는데 다음에 또 나가 보면 그대로고"

단속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몰지각한 행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망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김지향

배영진 기자 ican@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