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산 350억인데 사용률 0.34%…어르신 사용 어려운 ‘어르신 상품권’

2025-10-15 10:28   정치

 모바일로만 사용 가능한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왼쪽),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출처 : 뉴시스)

정부가 올해 추경으로 350억 원을 투입한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이 정작 어르신들에게 외면받고 있습니다. 모바일 상품권의 허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르신 스포츠 상품권'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의 체육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1인당 5만 원(최대 15만 원)씩 지급하는 사업입니다. 2차 추경으로 국비 245억 원과 지방비 105억 원을 합해 총 3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용률은 미미했습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상품권이 실제 사용된 액수는 1억 20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사업 규모 350억 원의 0.34%에 불과한 수치입니다.

이렇게 사용률이 낮은 이유로는 어르신들이 사용하기 복잡한 제로페이 결제 시스템이 꼽힙니다.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으로 상품권을 발급받고, 이것을 다시 제로페이에 등록하는 절차가 까다롭고 오류가 잦다는 겁니다.

해당 사업을 진행 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도 관련 문의가 많다는 것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민생회복쿠폰과 달리 스포츠 시설 이용료로 사용처를 제한하다보니 지류 상품권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초 추석 전 일부 집행을 목표했지만,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행정안전부 시스템이 마비돼 발급절차가 지연된 것"이라며 "애초에 지자체가 30%를 부담하는 구조라 재원 마련의 어려움이 있어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김승수 의원은 "해당 사업의 추진 근거는 '제21대 대통령 공약 사항'이었다"며 "이 사업은 추경 당시 시급성과 긴급성이 필요가 없음에도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지로 끼워 넣은 대표적 표퓰리즘 사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350억 원 중 0.34%밖에 집행하지 못한 것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예견된 참사"라고 지적했습니다.

남영주 기자 dragonball@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