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도용’ 외국인 라이더로 돈버는 사람들 [심층취재 ‘추적’]

2025-11-27 19:33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앵커]
배달을 할 자격이 없는 외국인이 한국인들 명의를 도용해 불법으로 배달하는 실태 보도해 드렸는데요.
 
도대체 그 많은 한국인 명의는 어디에서 구한 걸까?

추적팀이 추적에 나섰습니다.

음지에서 공고한 불법 카르텔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송채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누구 이름으로 어떻게 일하는건지 직접 묻고 싶었습니다.

[외국인 배달기사]
<선생님 저 말씀 좀 여쭈려고 하는데, 뭐 여쭤보려고 하는 건데. 도망갔어요.>

[외국인 배달기사]
<외국 분이신가요?>

"아닌데요. 한국사람입니다."

<한국 분이 아니신 것 같은데, 말씀을 잘 못하시는 것 같아가지고.>

"잘하셨어요."

업계 사람들의 말이 공고한 구조를 짐작케 합니다.

[현장음]
<수익을 떼어주는 조건으로 명의를 사신 거예요?>

"명의를 빌려 줄 테니까 한 달에 30만 원 줄 수 있냐, 아니면 뭐 이 사람 일하는 거의 소득 5%나 10% 달라."

[현장음]
"(외국인에게) 한국인 ID 빌려주는 조건으로 지사에서 외국인에게 9만 원 받고, 한 달에 9만 원을 받고 그리고 한 건에 200원씩을 차감을 따로 한다고…"

이름 빌려준 사람도, 도용한 명의로 외국인 배달시키는 업자도, 이들 덕에 배달기사로 일하는 외국인도 모두 돈 버는 구조라는 겁니다.

[배달업체 관계자]
"베트남에서 하루 종일 배달을 해도 한국 돈으로 2만 원 벌거든요. 여기 와서 얘네가 하루에 30만 원씩 이렇게 버니까. 한 5년만 일하고 가도 거기서 부자인 거예요."

퇴사한 사람 명의를 무단으로 외국인에게 줬다며 소송이 벌어진 곳도 있습니다.

[전직 배달기사]
<1년 정도 선생님 명의로 소득이 계속 잡혔었던 거네요.>

"완전히 그만둔 게 22년 5월달이었을 거예요. (회사 이름 바뀌고) 거기서 단 1초도 일한 적이 없습니다."

[전 배달지사 관계자]
"(정보를) 삭제를 안 하고 이걸로 그냥 명의를 몰래 만들어서 외국인들 태우고…"

해당 업체를 찾아갔지만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습니다.

[업체 관계자]
"명의를 어떻게 빌려요?"

배달 플랫폼의 허술한 본인 인증도 문제라고 합니다.

[현장음]
"전화번호하고 이렇게 주시면 제가 1분 안에 (명의도용 라이더 되는 것) 보여드릴 수 있어요."

휴대전화 몇 번 두드리니, 기자가 명의 도용 배달기사가 됩니다.

[현장음]
<제가 갑자기 라이더가 된 거네요?>

"네 라이더가 된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현장음]
<제가 갑자기 이제 일할 수 있는 사람 된 거예요?>

"네 몇 분 안 걸렸죠. 끝났어요. (배달) 일 하시면 돼요."

허술한 인증절차를 확인했을 뿐 실제 배달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배달지사 관계자]
"(출입국관리소에) 신고해도 뭐, 그냥 모든 증거를 다 가져오라 그래요. 모든 증거를 신고한 사람이 다 달라 그래요."

도용이 돈이 되는 이 구조, 뿌리 뽑아야 할 주체가 누구일까요.

[출입국사무소 관계자]
"저희는 경찰처럼 바로 이렇게 출동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접수해놓고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데거든요."

심층취재 '추적' 송채은 입니다.

PD: 엄태원 안현민
AD: 조양성

송채은 기자 chaechaec@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