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태국에서 열린 국경총괄위원회에서 띠어 세이하(왼쪽)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과 나따폰 낙파닛 태국 국방부 장관이 휴전 협정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뉴시스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분쟁 지역에서 20일간 이어진 무력 충돌을 멈추고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양국 국방장관은 현지시각 27일, 태국 동부 찬타부리주 국경 검문소에서 회담을 열고 공동성명을 통해 이날 정오부터 교전을 즉각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합의에 따라 양측은 모든 종류의 무기 사용과 민간인·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현재 병력 배치를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또 병력 이동이나 긴장을 높일 수 있는 도발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국경 주민들의 조속한 귀가를 허용하고 지뢰 제거·사이버 범죄 대응에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태국 측은 휴전이 72시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교전 과정에서 억류한 캄보디아군 18명을 송환하겠다는 방침도 내놨습니다.
이번 충돌로 양국에서 최소 101명이 숨지고 5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817km 국경선 가운데 일부 구간의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합의 직후인 현지시각 2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태국과 캄보디아가 다시 평화롭게 공존하게 됐다며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미국은 언제나 그렇듯 (이번 휴전에) 기여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지난 11개월간 내가 해결하고 중단시킨 전쟁과 분쟁이 8건인 상황에서 어쩌면 미국이 진정한 유엔이 된 듯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엔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사태를 포함해 이들 사안에서 거의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유엔은 세계 평화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관여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는 앞서 12일에도 태국의 아누틴 찬위라꾼 총리, 캄보디아의 훈 마네트 총리와 통화하며 휴전 중재에 나선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