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후보 공천에서 중진 의원들을 컷오프 시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6선)이 당 지도부와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직격했습니다.
주 의원은 어제(16일) 밤 SNS에 '생각 없는 충성, 생각 없는 충실함으로 국민의힘은 소멸로 가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당에서 중책을 맡은 이들이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사퇴해야 하느냐', '당이 의뢰한 일을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다' 등의 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성실하게 이를 데 없는 말로 들리지만, 책임을 회피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 의원은 1961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돌프 아이히만의 전범 재판을 지켜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이히만은 히틀러가 아니라 행정 관료였지만, 수용소로 보낼 사람 명단을 만들고 열차를 배치하는 일을 하며 '나는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며 한나 아렌트는 이 장면을 보며 '악은 종종 악마의 얼굴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성실함의 얼굴로 나타난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 의원은 현재 당 상황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이후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렸다"며 "이럴 때 정당이 해야 할 일은 당을 넓히는 것인데, 당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는 정반대"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겨냥해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정치에 필요한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을 하나씩 밀어내는 정치, 자기편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정치에 혁신이니 하는 허황한 구실을 갖다 붙이지만 속내가 훤히 들여다보인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정치가 계속되면 결과는 뻔하다.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은 완전히 무너진다. 정당은 몇 사람의 정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주 의원은 "생각 없는 충성은 조직을 살리지 못한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이 길을 멈추지 않는다면 '윤석열 이후 국민의힘은 스스로 무너졌다'고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