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여수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학회의 <방송과 OTT∙유튜브 간 비대칭 규제 해소 및 광고 심의 체계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사회자 유홍식 중앙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언론학회]
방송광고 규제 체계를 현실에 맞게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수십 년 전 광고 공급이 부족하던 시절 만들어진 규제가 오히려 지금은 방송광고 시장의 잠재 수요 창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8일) 열린 2026년 한국언론학회 봄철정기학술대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송광고에만 과도한 규제가 집중되는 비대칭적 구조가 방송매체의 가치를 저하시켜 공정한 경쟁 환경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 연구위원은 “방송광고의 매체적 강점을 활용해 광고 수요를 확대하고, 방송사·시청자·광고주 모두의 효용을 높이는 데 규제 완화의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천 연구위원은 또 “방송광고는 대규모 동시 노출이 가능한 특성을 갖추고 있으며, 방송사의 사전 자율심의와 규제기관의 사후심의가 중층적으로 작동하는 신뢰성 높은 매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현행 규제가 이러한 매체적 강점을 살리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현행 방송광고 규제는 광고시간 공급 부족과 광고주 수요 과잉을 전제로 수십 년 전 설계된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오늘날 공급 과잉 및 수요 부족 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천 연구위원은 “과도한 세부 규제가 중첩되면서 오히려 광고 수요 확대와 신규 수요 발굴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현행 방송광고 규제 체계는 7가지 유형의 방송광고만 허용하고, 그 외 광고는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그램별 광고시간 총량 제한 등 양적 규제, 광고 크기·노출 시간 제한 등의 형식 규제, 의료·전문의약품 광고 제한 등 내용 규제가 복합적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천 연구위원은 “네거티브 규제 체계로의 전환과 일총량제 중심의 양적 규제 단순화, 의료·전문의약품 등 일부 품목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형식·내용·총량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수요 발굴형 규제 합리화의 실질적 출발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낙원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광고주들은 성과형 광고에만 관심을 쏟고 있어, 방송사가 창의적인 시도로 자생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임에도 오히려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교수는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한 규제를 걷어내고 최소한의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성 측면에서도 방송매체의 회복은 중요한 과제”라고 했습니다.
김대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연구원은 “기본권을 제한할 때는 명확한 공익적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방송광고 규제가 그 요건을 충족하는지 의문”이라며 “OTT와 달리 방송에만 엄격한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헌법이 규정한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만 법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이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