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는 마약? ‘SNS 청소년 중독’ 놓고 법정 공방 시작

2026-08-19 14:37   국제

 미 캘리포이나주 오클랜드 지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들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출처 : 뉴시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들을 SNS에 중독시키도록 설계됐는지를 가리는 '중독 재판'이 현지시각 어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법 오클랜드 지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번 재판은 메타가 청소년들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중독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는지 여부와 청소년 개인 정보를 부적절하게 수집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앞으로 6주 간 이어질 재판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와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도 증언대에 설 예정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29개 주 정부가 메타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지 않았다며 주법 위반에 대한 벌금 부과와 SNS 운영방식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원고 측 주 정부들을 대리하는 매건 오닐 캘리포니아 법무부 부장관은 모두 변론에서 "메타의 사업 모델은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 두고 데이터를 수집한 뒤 그 위험성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는 것"이라며 "특히 판단력이 미숙하고 중독성에 취약한 어린 이용자들이 이들의 주요 타깃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닐 부장관은 "메타는 아동의 뇌가 끊임없이 보상을 추구하고 사회적 피드백에는 민감하지만 성인만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은 발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스타그램은 마약이야', '우리는 기본적으로 마약상이지'라고 말한 메타 직원들의 사내 메시지 대화 내역과 '인간 심리의 약점을 착취한다'는 메타 내부 문서를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메타 측은 해당 대화는 사적 자리에서 나눈 가벼운 표현이라며 주 정부들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메타 측은 "청소년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책임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고 안전한 이용 환경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보호 장치와 연구를 지원해 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주 정부들이 플랫폼의 순기능을 무시한 채 비합리적인 서비스 구조 변경과 천문학적인 수준의 배상금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주 정부 측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메타는 최대 1조 4천억 달러, 우리 돈 약 2천조 원에 이르는 벌금을 내야할 수 있습니다.

또 주 정부들이 미성년자 이용자에게 무한 스크롤과 자동재생, 좋아요 기능 등을 제한하고 뷰티 필터와 이용시간을 극대화하는 알고리즘을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원고 측 승소시 인스타그램의 사업 모델이 크게 뒤바뀔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판 시작 전 법원 앞에서는 SNS 중독 등으로 자녀를 잃은 부모들이 영정 사진과 자녀들의 이름과 나이가 적힌 수 미터 길이의 현수막을 들고 메타에 성토하는 기자회견도 열었습니다.


이현재 기자 guswo1321@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