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KTX 논란’ 박위에 손 내밀어…“이제 같이 싸우자”

2026-09-03 11:39   사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유튜버 박위의 KTX 하차 사고 영상 공개 이후 쏟아진 비판과 관련해 "장애인은 감동을 줄 때는 환영받지만 권리를 요구할 때는 불편한 존재가 된다"며 박위를 향해 "이제 같이 싸웁시다"라고 손을 내밀었습니다.

전장연은 지난 2일 공식 페이스북에 김상희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작성한 '그는 비장애중심주의 사회를 몰랐다'는 제목의 '박위 사건'에 대해 적은 글을 공유했습니다.

김 소장은 먼저 그동안 박위의 콘텐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의 콘텐츠를 평소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며 박위의 영상에서 장애가 친절과 배려 속에서 극복하거나 개인이 감수해야 할 불편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가수 송지은과의 결혼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장애인의 연애와 결혼이 그 자체로 감동적인 사건처럼 소비되는 방식이 불편했다"고 했습니다.

특히 "어쩌면 가장 불편했던 것은 그의 콘텐츠가 비장애중심 사회를 거의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었는지도 모른다"며 "같은 '장애'라는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었지만 때때로 그는 내게 '휠체어를 탄 비장애남성'처럼 느껴질 만큼 나와는 아주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김 소장은 "그렇게 나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았던 사람도 비장애중심 사회에서는 언제든 장애를 이유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위. (사진 = 유튜브 캡처) <사진=뉴시스>

앞서 박위는 KTX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 하차하던 중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걸려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고 이후 사고 당시 모습과 역사 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장면 등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가 비판이 일자 해당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김 소장은 이에 대해 "영상 공개 과정에서 타인의 초상권이나 개인정보가 적절하게 보호됐는지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 그것은 비판과 검토가 필요한 부분과는 별도"라면서 "영상 공개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장애를 조롱하거나 장애인의 이동권 요구 자체를 공격하거나, 사건과 무관한 그의 파트너에게까지 혐오를 쏟아낼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열심히 살아가는 장애인에게 박수를 보내던 사람들이 장애인이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고 누군가의 책임을 묻고 사회에 불편함을 제기하는 순간 갑자기 등을 돌리는 장면을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왔다"고 했습니다.

또 "장애인은 감동을 줄 때는 환영받지만, 권리를 요구할 때는 불편한 존재가 된다"며 "나는 바로 그 지점에서 비장애중심주의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소장은 "이제 장애를 극복하며 살아가는 감동적인 사람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장애인이 왜 이동하다 넘어져야 하는지, 왜 이동할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과 친절에 의존해야 하는지, 왜 장애인이 항의하면 곧바로 '민폐'와 '특혜'라는 말이 따라붙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면 어떨까"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유엔 장애인권리협약도 같이 읽고, 이동권 캠페인도 같이 하고, 장애인의 권리를 시혜와 배려가 아니라 권리의 언어로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며 "나는 그에게 위로 대신 손을 내밀고 싶다. 감동의 세계보다 저항의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고단하겠지만, 그래도 이 세계도 꽤 살 만하다고. 그리고 말하고 싶다. 이제 같이 싸웁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장기영 기자 kychang@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