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가 삐걱거린다는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문재인 정부 당시 외교부 장관이자 현재 대미 외교의 최전선에 있는 강경화 주미대사가 미국과 소통이 잘 안 된다는 걸 이례적으로 인정하면서 파장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강 대사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조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미 정보 협력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냐는 질문에 설명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한동훈 / 무소속 의원 (현지시각 12일) <<루비오 장관이>> 현재 대한민국의 정보 라인 지휘부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고 이걸 정상화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거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 이런 요청을 한 사실이 있습니까?
강경화 / 주미한국대사 (현지시각 12일) 제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하여튼 <<미국이 보는 그 정보 협력에…>>
한동훈 / 무소속 의원 (현지시각 12일) <<문제 제기를 한 사실이 있었죠?>>
강경화 / 주미한국대사 (현지시각 12일) 문제 제기보다도 [미국 측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순화하긴 했지만 미국 측의 설명이 있었다.
한미 정보 협력은 동맹의 핵심 기반이죠.
최대 안보 위협인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는 정보 공조가 삐걱댄다.
그리고 또 하나 단적인 예가 있죠.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려던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미국 비자 발급이 지연돼 행선지를 유럽으로 급히 변경한 것에 대해 강경화 대사 이런 말도 합니다.
송석준 /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현지시각 12일) 당초 정청래 의원이 함께 하고자 했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함께 못했습니다. 22대 국회 들어서 여소야대 형국이 처음 오늘 이 자리에서 형성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미 간의 서로 불신, 달라진 미국 측의 인식이 반영된 거 아닌가요. 한두 개가 아니에요. 정청래 국감 위원으로서 와야 할 분도 비자 발급이 안 돼서….
강경화 / 주미한국대사 (현지시각 12일) 저희가 인지하게 된 거는 불과 의원님께서 그렇게 결정을 하시기 전에 하루 정도의 시차가 있었던 것으로….
한동훈 / 무소속 의원 (현지시각 12일) 그 전에 어떤 조치는 취하지 않으셨어요?
강경화 / 주미한국대사 (현지시각 12일) 저희가 인지하게 된 건 그 이전에는 없었습니다. 공관 차원에서도 문의는 했습니다만, (미 국무부로부터) 특별히 구체적인 설명을 얻을 수 있는 메커니즘이 아닙니다.
집권 여당 대표까지 지낸 중진 의원의 비자 발급 지연을 두고 각종 추측이 쏟아졌는데 강경화 대사도 공관 차원의 문의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듣진 못했다는 겁니다.
그간 한미 관계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선 그어온 조현 장관과는 온도차가 있습니다.
조현 / 외교부 장관 (지난 6일) <<한미 간의 그러한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한미 간의 동맹관계에 관한 그런 우려는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그런 [주장]을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동맹관계라 하더라도 모든 이슈가 우리도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것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다 협의해 나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본인 경질론에 반박하면서 미국과 갈등 없는 동맹국은 없다며 논란의 발단이 된 걸로 알려진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에 대해서도 '미국이 틀렸다’고까지 지적했습니다.
최근 군 당국도 미국의 정보 제한을 인정했었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의원 (지난 8일) <<북한 핵과 관련돼서>> <<우리 합참과 [핵심 정보]가>> 지금 미국하고 [공유]가 되고 있습니까?
진영승/ 합참의장 (지난 8일) <<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전체적인 중요하고 대비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라고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결국 미국 워싱턴 정가 분위기를 직접 피부로 느끼는 강경화 대사가 사실상 미국과의 불통을 시인한 셈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을 뛰어넘을 굳건한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데 말입니다.
그런데 강 대사의 저 국감 답변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합니다.
제44회 국무회의 원래 전쟁 중에도 손을 잡고 대화는 하는 것처럼.
조현/외교부 장관 네.
제44회 국무회의 전쟁 중에도 외교하시죠?
조현/외교부 장관 그렇습니다. 예.
제44회 국무회의 적국과도 외교하시죠, 원래.
조현/외교부 장관 예.
제44회 국무회의 그게 뭐 외교의 원칙이죠.
조현/외교부 장관 네.
제44회 국무회의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대한민국의 외교 방침은 실용적 국익 외교다. 국가 간 관계에 있어 굴종적 태도나 사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며 국가 간에는 이견이 있기 마련이고 이견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정원장에 대한 경질설에는 일단 거리를 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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