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향 브리핑’ 검토하는 국방부…지금 갑자기 왜? [런치정치]

2026-10-24 11:29   정치

 사진설명: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서울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DMZ 지뢰 폭발 현장조사 등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최근 민감 현안이 많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대변인과 기자들 사이 설전이 자주 벌어집니다. 군사·안보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어느새 논쟁의 장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국방부를 '쌍방향 브리핑' 우선 도입 대상 부처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변인뿐 아니라 질문하는 기자들의 얼굴까지 카메라에 담는 게 주요 계획입니다.

설전을 줄이고 브리핑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지만, 자칫 기자들의 비판적인 질문을 위축시키진 않을지 우려가 나옵니다.

과거에도 설전은 있었는데…

국방부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대변인이 충돌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놓고 한동안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국방부가 홍 장군의 과거 빨치산 활동을 흉상 이전의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하자, 역사적 사실관계를 따져 물으며 강하게 반박하는 기자 질의가 쏟아졌습니다.

“김일성도 태어나기 전에 활동한 걸로 빨치산이라고 하면, 얼마나 부끄럽고 천박합니까?"

국방부가 제시한 역사적 근거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기자의 질문인데, 국방부는 "확인해 보겠다" "입장을 정리 중" "검토 중"과 같이 애매한 답변만 해 기자단의 집중 공격을 받았습니다.

 사진설명: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기자 얼굴 공개…이미 현실이 된 '좌표 찍기'

쌍방향 브리핑으로 보다 건설적인 질의응답이 가능할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질문 던지는 기자와 답하는 대변인이 대중에 공개되는 모습을 의식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브리핑에 임할 거란 것이죠.

그러나 부작용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청와대가 질문하는 기자들의 얼굴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기자들을 향한 온라인 비방과 이른바 '좌표 찍기'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기자의 얼굴과 소속 언론사를 내세워 조롱하거나 질의응답 장면을 자극적으로 편집해 유포하는 사례가 나타난건데요. 정부가 어떤 답변을 내놨는지보다 질문한 기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 겁니다.

북한 문제와 전시작전권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국방부에서 비판적인 질문을 던지는 기자가 온라인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단 말이 나옵니다.

기자들의 송곳 질문…국방부에도 도움

기자들의 질문이 날카로울수록 국방부는 부담스러울 겁니다. 하지만 짧은 질문 하나가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지난 6월 한 기자가 전쟁기념관의 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적하며 “국방부는 6·25전쟁을 항미원조 전쟁으로 보느냐”고 물었지만,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관련 내용을 자세히 확인하지 못했다며 즉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내 검토에 나섰고, 결국 국방부는 해당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죠.

물론 기자들도 질문의 취지를 명확히 전달하고 상대방을 존중할 책임이 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이기만 한 질문은 바람직하지 않죠. 군사기밀 등 국방부가 답변하기 어려운 사안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건 기자의 표정이 아니라 기자가 국민을 대신해 던진 질문에 정부가 어떻게 답하는가 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안보 상황이 엄중할 때일수록 기자를 비추는 카메라 보다는 국방부의 내실 있는 설명이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선영 기자 tebah@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