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입 헹구는 물 안 주고 음주측정…무효”

2026-10-25 10:49   사회

 여름 휴가철 음주운전 특별단속(자료-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음주 측정 전에 경찰이 운전자에게 입을 헹굴 물을 주지 않고 얻은 측정 결과는 유죄 증거로 쓸 수 없단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최근 40대 A 씨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명령 등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대전지법으로 돌려 보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023년 12월 세종시에서 '도로 가운데서 시동을 켜둔 상태로 차 운전석에서 자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A 씨가 한동안 지구대 벤치에 누운 채 일어나지 않자 음주측정에 나섰고 측정 결과 수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1%로 면허정지 기준(0.03% 이상~0.08% 미만)을 초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 씨에게 마실 물을 준 뒤 입을 헹구고 측정에 응하도록 요구하지 않았고, 검사는 A 씨가 면허정지 수준의 주취 상태에서 3㎞를 운전했다고 판단해 음주운전 재범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A 씨는 경찰이 음주측정 시 입안 알코올을 헹궈낼 수 있도록 운전자에게 음용수를 제공하도록 규정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어겨 알코올농도 수치가 과도하게 측정됐을 수 있다고 문제 제기했습니다.

1심과 2심은 입을 헹구지 못했다고 결과가 잘못됐다고 볼 수 없고, 물을 제공하는 건 내부지침으로 법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없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시행규칙을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운전자가 입을 충분히 헹구지 못했다면 부당한 처벌을 막으려는 해당 조항의 목적이 달성될 수 없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장기영 기자 kychang@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