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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출동]유령 아파트에 사람이 산다
2018-02-05 11:21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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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현장출동은 대전에 있는 한 아파트로 가보겠습니다. 10년 넘게 재건축 사업이 미뤄지면서 방치되다시피 했는데요.
문제는 폐허처럼 변한 아파트에 아직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김태영 기자!
[질문1]보니까 대부분 철거된 것 같은데 지금 나가 있는 아파트 어떤 곳인가요.
[리포트]
네 이 아파트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그러니까 1978년에 지어졌습니다.
승강기 없는 5층짜리 4개 동으로 모두 120세대입니다.
2005년 재건축 사업이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이뤄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매번 물거품이 된 건데. 2013년에는 대대적으로 철거작업까지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샷시는 죄다 뜯겨 나갔고 집안 집기류도 모두 뺐습니다.
밖에서도 집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건물 뼈대만 남은 상태인데요.
문제는.이런 아파트에 지금 사람이 산다는 것입니다.
전체 120세대 가운데 7세대에 거주자들이 있습니다.
뻥 뚫린 집 중간중간 샷시가 있는 집이 바로 사람이 사는 곳입니다.
[질문2]철거가 이뤄진 아파트에 사람이 살고 있다고요. 주민들은 어떻게 생활하는 겁니까.
네. 전기와 가스가 끊긴 건 아닌데.아래 윗집은 물론 옆집까지 사방이 빈집인 상태입니다.
거기에다가 누구나 드나들 수 있다 보니 빈집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는데요.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부터 유리창이 깨지고 천장에는 전선이 죽 내려 와있죠.
1층 집을 살펴보죠.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쓰레기가 집 전체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생활 쓰레기부터 건축 자재까지 가득해 추운 날씨에도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빈집 대부분이 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아직 아파트에 사는 7세대가 이런 빈집 사이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질문3]거주 환경이 말이 아닌데 불편은 돌째치고 안전도 장담 못 할 것 같은데요.
네. 사람이 사는 집은 출입 현관에 도어락을 설치했습니다.
밤이면 노숙자는 물론이고 가출 청소년 등이 빈집에 들어와 술을 마시고 제멋대로 지내다 나가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경비아저씨도 없다 보니 각종 범죄에 취약한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불이 나면 빠르게 대처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철거 작업 때 공동 전기배선을 모두 끊었습니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만약 빈집에서 누군가 촛불이나 담뱃불 관리를 못 해 불이라도나면 화재 경보기가 작동 안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불이 나도 화재 초기 알아챌 방법이 없는 것입니다.
[질문4]우범 지대가 될 가능성도 있는데다 주민들의 안전도 문제고 대책 마련을 해야되는 거 아닌가요?
네. 관할 구청은 아파트 단지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행정적인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역의 한 건설사가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돼 2020년까지 15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수익성이 불투명해 시공사가 포기했습니다.
결국, 다음 시공사가 나타날 때까지 이 아파트는 이 상태로 남아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주변에는 높은 건물도 많고 대학 병원까지 있어 나름 도심인데 이 단지만 40년 전 건물이 방치돼 도심 속 흉물로 변한 것입니다.
갈 곳이 마땅치 않아 남아 있는 주민들은 오늘도 폐허로 변한 아파트에서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전에서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중계PD:이근두
영상취재: 한효준 조세권
중계기술: 박성열 이창휘 임재석 윤동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