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8일째 ‘붉은 수돗물‘…빨래하러 원정 이민까지

2019-06-06 19:44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인천 서구 일대 '붉은 수돗물’ 사태가 8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빨래를 하기 위해 인근 김포시로 원정까지 가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서구의 한 가정집.

일주일 넘게 쌓아둔 빨래들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최모 씨 / 인천 서구]
"물 사용이 많이 불편하니까 부모님 댁에서 오늘 하루 있으면서 빨래도 하고."

결국 4살배기 딸을 둔 부부는 오늘 하루 집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빨래를 하기 위해 인천 계양구에 있는 부모 집으로 가기로 한 겁니다.

지난달 30일부터 인천 서구 일대에선 수돗물이 붉은색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8일째 수돗물에 이물질이 섞여 나오자 주민들도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강모 씨 / 인천 서구]
"서울 친정으로 피신시켰어요, 도저히 여기서는 아기를 키울 수 없는 환경인 거 같아서."

생후 18개월 된 아들과 떨어져 지내는 강 씨는 아이를 위해 이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모 씨 / 인천 서구]
"아이를 먼저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지역에) 집 알아보고 있어요."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을 위해 생수까지 배달되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주민들이 불안해하자 관리사무소는 수돗물 대신 쓸 수 있는 생수를 준비해 이렇게 쌓아놨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지금 여기 말고도 타 단지들도 대부분 거의 그런 거고."

인근 대형마트도 생수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서대길 / 인천 서구]
"한 6개 정도 가져갈 거 같아요. 일부러 사러 와야 하고 또 집에 가지고 계단 타고 올라가야 하니까 힘들죠."

한 카페는 당분간 아예 장사를 접기로 했습니다.

[인근 카페 사장]
"저도 못 먹는 물을 누구 먹으라고 팔겠어요. 오시는 손님도 그냥 가시라고 말씀드리는 중이라서."

수돗물 사태의 여파는 인근 지역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안보겸 기자]
"경기 김포시의 한 빨래방입니다. 인천 서구에서 9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서구 주민들은 빨래를 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고 있습니다."

[인천 서구 주민]
"(빨래가) 일주일 밀렸죠. 아파트 물청소를 하고, 탱크 청소를 했어도 찜찜하잖아요."

인천시는 수질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주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안보겸입니다.

abg@donga.com
영상취재 : 이락균
영상편집 : 장세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