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가장 아름다운 도서관…230년 만에 개방

2025-04-28 19:45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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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상징, 의회 도서관이 230년 만에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습니다.

내부는 어떤 모습일지, 파리 조은아 특파원이 보여드립니다. 

[기자]
농구장 1개 크기의 도서관 천장.

남성이 무기를 휘둘러 상대를 제압하는 작품 '전쟁의 참상'부터 '평화'를 상징하는 신들을 그린 '평화의 찬가'까지. 

프랑스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명작이 전시 돼 있습니다.

[악셀 / 관람객]
"(어떤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천장에 그려진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천장만 봐도 압도당할 정도의 위엄을 가진 이곳은 프랑스 정치의 중심 국회의사당 내 의회 도서관입니다.

'프랑스 대혁명'이 1789년 일어났는데 7년 뒤인 1796년 완공 됐으니 그 역사만 230년에 달합니다.

그동안 정치인과 고위공무원만 입장이 가능했는데 최근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계기로 일반인에게 처음 문을 연 겁니다.

내부에 들어오자마자 정치, 법,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 70만 권이 위엄을 드러냈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에 사상적 토대를 준 장 자크 루소가 1760년대에 쓴 ‘고백록’이나 공포정치를 휘두른 로베스피에르의 헌법책 등 프랑스 정치 사회 근간이 되는 고서들이 가득합니다.

이곳에는 오래된 책들과 함께 프랑스의 영웅 잔 다르크의 재판 관련 문서 등 진귀한 자료들도 보관돼 있습니다.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직접 쓴 편지, 1700년대 향수병과 거울 등 유물 200여 점도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 측은 역사적인 공간에 누구나 발을 들일 수 있도록 벽을 허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팡세 샤포토우 / 의회 부행정관]
"이곳(의회)이 프랑스 시민이나 다른 사람도 올 수 있는 장소임을 보여주려는 것이죠."

앞서 일부 열람실을 개방한 프랑스 국립도서관은 관광 명소가 됐고 콧대 높던 루브르 박물관도 명품 브랜드의 의상을 전시하는 등 역사와 전통이 깃든 장소들에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 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VJ)
영상편집: 정다은

조은아 기자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