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어쩌나…젤렌스키 “러 방문 정상들 안전 보장 못 해”

2025-05-04 09:21   국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사진/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제안한 '전승절 사흘 휴전'을 거부했습니다. 그 기간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의 안전에 대해서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지시간 3일 러시아의 휴전 제안과 관련 "국제적 고립을 피하고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전승절 기념식을 우호적인 분위기로 조성하려는 '연극'에 불과하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대신 미국이 제안한 '무조건적인 30일 휴전'을 요구했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전승절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이달 8일 오전 0시부터 10일 자정까지 72시간, 사흘 동안입니다.

러시아는 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5월 9일을 전승절로 기념하며, 올해 80주년을 맞아 8일부터 사흘 연휴에 들어갑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무조건적인 휴전은 미국이 제안한 모델이고 우리는 그것을 따르고 있다"며 "그 날짜나 다른 날짜, 가급적이면 그 이전부터 시작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9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연방 영토 내에서 발생하는 일에 대해 우리는 책임질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들의 안전에 책임이 있는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가 그 날에 어떤 조치를 취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떠한 보장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가 자작극을 펼치고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떠넘길 수도 있다는 음모론까지 거론한 셈입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외국 정상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젤렌스키가 세계 정상들을 노골적으로 위협했다"며 "젤렌스키의 발언은 테러리스트 세포로 변모한 우크라이나 정권의 신나치적 성격을 더욱 드러낸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우크라이나가 9일 전승절 기념행사를 하는 모스크바를 공격할 경우 키이우가 10일까지 존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맞불을 놓았습니다.

이번 러시아 열병식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인도, 브라질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인 슬로바키아 정상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홍성규 기자hot@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