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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달 기사들도 꺼리는 음식…中 배달 문화의 명암 [특파원 토크, 특톡]
2025-06-08 09:00 국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nefHRJGj6Z4
저는 지금 중국 베이징의 한 좁은 골목길에 나와 있습니다.
간판도 달지 않고 오로지 배달로만 영업을 하는
수상한 음식점이 있다고 합니다.
직접 가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 직접 가본 수상한 음식점
겉에서 보기엔 음식점인 지 아닌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안을 보더라도 수상하긴 마찬가지인데요.
과연 이런 환경에서 음식을 할 수 있을지,
여기서 만든 음식을 먹어도 되는지 의문이 드는 상황입니다.
바닥은 매우 더럽고 쓰레기와 식자재들이
구분되지 않고 함께 나뒹굴고 있습니다.
싱크대는 이게 과연 조리용인지
아니면 쓰레기를 모아두기 위한 용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배달 전문 온라인 플랫폼에서 검색을 해보면
신선한 고기를 이용한 꼬치구이를 만들어
배달한다고 소개가 돼 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려는 사람들은 얼마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거죠.
안녕하세요.
채널A 베이징 특파원 이윤상 기자입니다.
중국은 말 그대로 배달 천국이라고 불립니다.
수많은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도로를 누비며
집 앞까지 배달을 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식당의 위생 상태, 조리 환경이 어떤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게 바로 배달 기사들입니다.
배달 기사들 사이에서 식당 위생 상태에 대한
의견들이 모아지기도 하는데요.
앞서 보여드린 더러운 식당도 배달 기사인 지인이
최악의 위생이라고 알려준 곳입니다.
오늘 특파원 토크 특톡에선
중국 배달 기사들도 꺼리는 음식의 종류와
중국의 배달 문화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배달 기사들도 꺼리는 중국 배달 음식?
먼저 중국 배달 기사들이 꺼리는 음식 중에
3위에 오른 음식이 있습니다. 뭘까요?
배달 기사를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이윤상 / 채널A 베이징 특파원]
"가장 꺼리는 배달 음식은 뭔가요?"
[배달 기사]
"치킨이요.
성장 촉진제를 넣어서 빠르게 키운 닭으로 치킨을 만들거든요.
지하에 작은 점포에서 조리를 해서 팔면
배달 기사 외에는 식당을 볼 수 없어요.
그러면 위생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거죠."
기름에 튀긴 음식은 언제나 맛이 있다고 하죠.
그런데 두꺼운 튀김 옷을 입혀서 조리를 하게 되면
재료가 어떤 상태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치킨을 만드는 업체들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처럼 치킨 전문점을 찾아가서
치킨을 앞에 놓고 먹고 마시는 그런 문화가
발달해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집으로 배달시키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손님을 매장에 직접 받지 않고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의 경우에는
어떤 환경에서 조리가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배달 기사들의 눈에만 띄지 않는다면
이 식당의 상태는 외부로 알려질 수가 없는 것이죠.
소비자들의 눈을 피해 가기가
너무 쉬운 구조인 겁니다.
영세한 업체들은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게
제1 목표가 됩니다.
그러다 보니 치킨에 사용된 재료가
냉동실에서 장기간 보관된 건 아닌지
하는 부분들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배달 기사들이 치킨을 먹는 걸 꺼린다고 합니다.
배달 기사들도 먹지 않는 음식 2위에 오른 건
바로 꼬치구이입니다.
한국인들도 양꼬치와 같은 꼬치구이에 굉장히 익숙하죠.
꼬치구이 요리와 맥주를 곁들여 먹는 건
중국인이나 또 한국인 모두에게
환상의 조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많은 배달 기사들은
이 꼬치구이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배달 기사]
"꼬치 구이는 대부분 급속 냉동을 해서
냉동실에 (장기간) 보관해요.
홀 손님을 받지 않는 식당은
위생 상태가 안 좋을 수 있어요."
배달 기사들이 먹을 수 없다고 꼽은
음식 1위는 황먼지라는 요리인데요.
한국인들에겐 이름이 조금 생소할 수 있습니다.
닭을 이용한 요리입니다.
중국 동부 산둥성의 대표 요리이고요.
한국의 찜닭과 외형은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걸쭉한 소스를 이용해서
부드러운 닭고기를 함께 조리한 요리인데요.
그런데 소스를 이용하다 보니
닭 자체의 신선도를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최근 한국에서도 굉장히 유행하고 있는 음식이죠.
마라탕, 야시장에서 판매하는
새우구이와 같은 그런 해산물 요리들.
이것 역시도 신선도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배달 기사들이 많이 꺼린다고 합니다.
▶ 200조원 시장 규모, 중국은 배달 천국?
지금까지는 중국 배달 문화에서의
어두운 부분을 먼저 짚어봤는데요.
대체 중국 배달 문화는
어떤 모습인지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은 식사, 생필품, 주류까지
사실상 담배를 제외하고 배달되지 않는 물건이 없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 접 접속해서 배달 주문을 넣기만 하면
30분 안에 집 앞까지 배달이 됩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배달에 의존해서 식사와 생필품들을
주문하는 일이 굉장히 많아졌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3년간 이어지다 보니까
그때 정착된 문화가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2008년 첫 배달 주문이 접수된 이후에
지금까지 온라인 배달 이용자 수는
5억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배달 시장 규모는 1조 2천억 위안,
우리 돈 약 229조 원 규모입니다.
배달업에 종사하는 사람 숫자는
1,300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중국 인구 100명 중 1명이
배달 기사로 일하는 셈입니다.
최근엔 드론을 이용한 배달까지
시범적으로 실시되면서
배달 시장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배달 시장이 호황이다 보니까
배달업에 뛰어든 대기업도 추가로 늘어나게 됐는데요.
중국 도로 위를 달리는 배달 기사들의 모습 보면
소속돼 있는 배달 업체의 색깔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노란색 유니폼으로 대표되는 메이투완
그리고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다니는 으어러머
최근에 새로운 업체가 뛰어들었는데요.
빨간색 유니폼을 입는 징둥입니다.
중국 현지에선 빨강, 파랑, 노란색의
배달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이 배달 업체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건
신속한 배달입니다.
대부분 30분 이내에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만약 예정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배달 기사가 벌금을 물거나
주문한 사람에게 음식값을 환불해 주기도 합니다.
중국에선 가까운 경우 대부분 배달비가 무료입니다.
게다가 음식 가격도 저렴해서 집에서 요리하는 것보다
시켜 먹는 게 더 싼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에 출근해서도 점심시간에
음식들을 배달시켜 먹는 문화도 널리 확산돼 있습니다.
저도 점심시간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사무실로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지금 마침 점심시간이 됐기 때문에
식사부터 커피와 같은 음료, 디저트까지
주문해서 먹는 모습을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조금 전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주문한 음식들 드립니다.
방금 막 도착을 했는데요.
저희가 식당과 카페 총 4곳에서 배달을 시켰는데요.
아주 가까운 식당과 카페에서 주문했기 때문에
배달료는 모두 무료였습니다.
음식과 음료 가격은 모두 합쳐서
우리 돈 3만 원가량이 들었습니다.
▶ 마무리
오늘은 안 되는 것 없이 모든 게 가능한
중국 배달 문화의 명암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중국 이야기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안녕.
취재 : 이윤상 기자
제작 : 김도현 CD
작가 : 박정빈 작가
이윤상 기자yy27@ichannel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