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큰 과제였는데 미국 상무장관이 우리 협상단에게 두 단어 짜리 맞춤형 과외를 해준 걸로 확인됐습니다.
워싱턴에서 최주현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백악관 웨스트윙 캐비닛룸에서 우리 협상단을 향해 이야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 종이에 바쁘게 무엇인가를 적는 관료.
미국의 '통상 수장'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입니다.
협상 전 러트닉은 우리 협상단에 트럼프 '맞춤 대화법'을 조언했습니다.
트럼프를 만나기 전, 우리 협상단이 "한미 FTA로 이미 한국 시장이 99.7% 개방됐다"는 취지로 이야기하자 러트닉은 "절대 그렇게 이야기 하면 안된다"며 "일단 공감한다는 취지로 'Yes'를 말한 다음, 'but', 즉 그런데 라고 말을 이어가며 협상이 필요한 품목에 신중히 접근하라"고 조언한 겁니다.
쌀과 소고기 같은 민감 품목을 놓고 협상할 때 트럼프와의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에게 'Yes, but' 화법을 제안한 셈입니다.
러트닉은 협상 당일 트럼프에게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 문구를 새긴 빨간 모자를 한국 협상단이 준비했다고 언급하며 칭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이번 협상 타결 직전 한화그룹의 필리 조선소에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 등을 보내 시찰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