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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쇼 A타임]위험천만 고리원전 “안전유지 압박감에 사고 은폐”
2012-03-15 00:00 사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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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내 1호 원전인 ‘고리 1호기’에서
10분 넘게 전원이 끊기는 사고가 있었던 사실이
한달 넘게 지나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여)여자칫 중대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보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 김규태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질문1]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사고가 발생했고
은폐하려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가 된 고리 1호기는 어떤 원전입니까?
[기자]
고리 원전 1호기는 1978년 4월 가동을 시작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입니다.
원래 수명이 30년이었는데, 2008년 안전 검사 이후 수명을
10년 늘려 계속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리 1호기는 사고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4월12일 전력장치 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 원전 측은 “두꺼비집이 내려간 정도의 경미한 고장”
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사고가 발생했고
더욱이 사고 발생 사실 자체를 은폐하려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2]
그렇다면 고리 1호기가 어떻게 고장이 났고,
이후 원전 측이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사고가 발생한 것은 2월 9일 오후 8시34분입니다.
원전에는 비상시 발전기 보호를 위해 전력을 차단하는 기기인
발전기용 보호계전기가 2개 있습니다.
집안에 있는 일명 두꺼비집 기능을 하는 장치인데
2개가 동시에 작동하면 전원이 자동으로 끊기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하나는 점검중이었고 다른 하나는 실수로 차단돼
전력이 끊어졌습니다.
물론 원전 주전력이 끊기면 비상디젤발전기가 돌아가면서
바로 전력을 공급해줍니다.
하지만, 이물질 때문에 비상디젤발전기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원전 측은 급하게 수동으로 외부 전원을 연결했지만
무전력 상태인 블랙아웃이 12분 간 이어졌습니다.
만약 원자로가 운전 하는 중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면 방사능 유출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사고 직후 15분 내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를 해야하지만
원전 측은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서야 보고했습니다.
[질문3]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 같은데 한수원 측의 대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부산시 김수근의원의 제보가 있고서야 알게됐습니다.
김 의원은 식당에서 우연히 사고얘기를 접했고
이를 한국수력원자력에 확인요청했다고 합니다.
한수원측은 지난 9일 관련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김 의원이 사실확인을
요청한 시점은 9일이 아닌 7일입니다.
김 의원은 다음날인 8일, 원전 측을 만나 사고를 제보 했습니다.
하지만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3일 뒤인
11일에야 관련 보고를 받았습니다.
실무진들은 원전 사고를 한달이나 쉬쉬하며 은폐한 데다,
사고가 확인된 뒤 3일이나 지난 시점에 늦장 보고를 한 셈입니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건, 사건을 은폐 한 현장 책임자인
문병위 고리1호기발전소장을 본사 위기관리실장으로
영전시켰다는 점입니다.
위기관리실장은 내부 위기상황에 대응하고
관련 내용을 정부에 보고하는 중요 자리입니다.
이번 은폐에 대해 문 소장은 '심리적 압박'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고리1호기를 안전하게 잘 돌려야 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너무 컸다”고 털어놨습니다.
한편, 김종신 한수원 사장도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리1호기 수명을 연장하면서 비판여론이 있었던 데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핵안보 정상회의 등으로 심리적 부감담을 느껴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앵커멘트]
그럼 여기서 고리 원전 정전 은폐 사고에 대해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하고 제보한 김수근 부산시의원
직접 연결해서 당시 상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여보세요..
1> 우연히 식당에서 술자리를 겸해 저녁을 먹던 중에
원전 사고에 대해 알게 되셨다고요?
S. 술자리 중 우연히 원전 사고 알게 됬다?
2> 지난 달 8일에 사고를 알게 되고 나서
한국수력원자력에 바로 제보하셨다고요?
제보한 이후에 한수원 측에서는 연락이 없었나요?
S. 원전 사고 제보 이후 대처는?
3> 이번 사고에 대해 조직적 은폐가 있었다고 느끼셨나요?
S. 조직적 은폐 있었나?
4> 이런 사고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개선책이 필요할까요?
S. 사고 반복 방지할 개선책은?
의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김규태 기자와 고리 원전 정전 은폐 사건에 대해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4]
앞으로 어떻게 처리가 될 것으로 봅니까.
[기자]
정부는 엄격한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위기관리실태에 대해서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보고 은폐 조사는 이번 주중 마무리할 예정이며
현장 조사는 2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현장조사에서는 사고의 원인이 된 발전기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조사를 맡고 있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음주에는
한수원 본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손재영 사무총장은 "본사 조사와 현장 실사를 마친 뒤에
엄중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조사가 마무리되면 관계자들을
엄중문책하겠다"고 밝혀습니다.
감사원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원전 등
핵심기반시설의 위기관리 실태에 대해 감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정부는 원전 내부의 사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위 내부에
통제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