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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세대란” 전세수급지수 19년 만에 최고
2020-10-31 10:22 경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서울N타워에서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전세 공급이 부족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3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 상승한 191.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01년 8월(193.7) 이후 19년 2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추출합니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합니다.

전세수급지수는 올해 1~4월 150선에서 상승하다가 5월 160을 넘겼고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8월에는 180.5로 올라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추세를 반영했습니다.

8월부터는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신규 전세 시장에 물량 공급이 달려 이 지수가 9월 187.0, 10월 191.1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서울의 10월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달(189.3)보다 2.4포인트 올라갔습니다. 이는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수도권도 194.0으로 2013년 9월(195.0) 이후 7년 1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지난달(193.9)보다 1.8포인트 오른 195.7로 집계돼 KB국민은행이 이 조사에서 경기도 통계를 따로 추출하기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천도 194.1로 지난달보다 5.8포인트 올라 2015년 5월 이후 전세 공급이 가장 불안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방의 전세 공급 부족도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대구의 이달 전세수급지수는 197.1로 이 조사에서 6개 광역시 수치를 따로 집계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광주는 196.1, 울산은 189.9로 각각 9년 7개월, 9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부산(186.4)은 5년 7개월, 대전(191.0)은 3년 11개월 만에 최고로 나타났습니다.

경북(187.2)과 경남(178.3)의 전세수급지수도 이 조사를 시작한 2013년 4월 이후 가장 높았다. 충북(190.8), 충남(188.6), 강원(188.0)은 2014∼2016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고, 전남(178.7)은 3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전북(179.8)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난달(180.5)보다 전세수급지수가 0.7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다만, 지난달 전북의 지수는 2017년 4월(184.1) 이후 3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이달 소폭 하락으로 전세 공급 상황이 개선됐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곽정아 기자 kw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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