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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간다]생수병·단추로 위장…교묘한 초소형 카메라
2024-04-23 19:35 사회

[앵커]
몰래 불법촬영 범죄에 쓰이는 초소형 카메라들.

생수병, 단추, 물티슈로 감쪽같은 위장 수준이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각종 범죄에 악용되어온 카메라들, 어느 수준까지 진화했는지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휴대전화, 자동차 키 등 다양한 제품으로 위장해 각종 범죄에 악용됐던 초소형 카메라.

지난 3월에는 총선을 앞두고 전국 사전 투표소 40곳에 충전기 모양의 카메라를 숨긴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범죄에 계속 사용되는 위장 초소형 카메라, 어떻게 판매, 유통되는지 다시 가봤습니다.

서울의 전자제품 판매상가.

입구에서부터 초소형 카메라를 판다는 문구들이 눈에 띕니다.

소형 카메라를 보러 왔다고 말하자, 매대 구석에 있는 상품을 꺼내 보여 줍니다.

[A씨 / 전자상가 상인]
"여기 모자 쓰는 거 있잖아요, 캡. 아니면 이제 이런 거, 손목시계."

최근엔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시계나 화재경보기, 충전기 모양의 카메라를 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엔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새 값은 싸졌고 품질은 더 좋아졌습니다.

풀HD, 4K 등 초고화질은 물론 적외선 기능을 탑재해 야간 촬영도 가능한 제품도 있습니다.

고성능 카메라와도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김태우 / 기자]
"일반 사무실처럼 만들어 놓은 공간인데요. 사실 곳곳엔 미리 숨겨둔 20여 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습니다."

어디에 숨긴지 모르는 제작진 2명이 카메라를 찾아봤습니다.

[현장음]
"(혹시 찾으신 것들이 있는지) 이거(라이터) 같은데. 저 시계도 의심스럽긴 했는데…"

10분 동안 단 2대의 카메라만 발견했습니다.

[손해영 / 카메라 탐지 전문업체 대표]
"생수병이지만 여기 지금 카메라가 들어가 있고요. (오…) 단추에도 이렇게 카메라가…"

[현장음]
"이렇게 쉽게 숨겨진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니까 앞으로 어딜 가든 조심해야겠다…"

요즘엔 전문 탐지장비를 이용해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손해영 / 카메라 탐지 전문업체 대표]
"무선 카메라만 탐지를 하기 때문에, 블랙박스 메모리 방식이나 와이파이 카메라는 탐지가 안 됩니다."

탐지 영역 밖의 주파수를 쓰는 제품이 나온데다 카메라 렌즈는 더 작아져 빛을 반사시켜 찾아내는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진화한 초소형카메라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높아졌지만 판매·유통에는 여전히 제한이 없습니다.

[이윤호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교수]
"구매자의 신원 확인, 용도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판매하는 그런 관리 체계가 필요하지 않을까…"

카메라 판매 등록 절차와 악용 시 가중처벌을 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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