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는 강제 휴가 처리”…코로나 갑질 ‘천태만상’

2020-03-03 20:0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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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양심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도 생기고 있습니다.

휴가를 깎이거나 강제 휴직을 당하기도 합니다.

코로나 갑질 피해 사례를 안건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30대 직장인 A씨.

미열과 감기 기운 때문에 재택근무를 신청한 첫날 동네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출퇴근 시간과 동선, 방문지가 일치한 상황.

직장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망신만 당했습니다.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상사가 보고 내용을 공개적으로 꼬투리 잡은 겁니다.

[직장인 A 씨]
"자기가 코로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동선 겹치는 사람들 쌓였다 말씀하셨다는 거예요. 제가 무슨 코로나 걸리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한결 / 이안컨설팅 공인노무사]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불필요하게 모욕적이거나 부끄럽게 생각할 수 있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한 거잖아요."

눈치가 보여 하루 만에 다시 출근한 A씨.

이번엔 동의도 하지 않았는데 재택근무 시간만큼 휴가가 깎였습니다.

[직장인 A 씨]
"제 연차 소진하고, 격리하면서, 일도 하는 거죠."

시행 기업이 늘고 있지만 A씨처럼 강제로 연차휴가를 쓰고 재택근무를 한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습니다.

명백한 불법입니다.

[한결 / 공인노무사]
"(연차는) 휴가권이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시기 지정권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데 어떻게 연차를 제할 수 있는지, 모순이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강제휴직을 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 경우 사측이 매출 감소만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휴직시켰다면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의 70%를 받을 수 있습니다.

채널A뉴스 안건우입니다.

srv1954@donga.com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민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