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기자별 뉴스
TV뉴스
디지털뉴스
[여인선이 간다]“20년 옥살이 다 용서해요” 이제야 웃은 윤성여 씨
2020-12-17 19:31 사회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20년간의 억울한 옥살이에도 윤성여 씨는 '감사'와 '용서'를 말했습니다.
다만 다시는 억울한 피해가 없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요.
31년 만에 무죄를 선고 받은 윤성여 씨의 오늘 하루를 제가 동행했습니다.
[리포트]
이른 아침 취재진을 만난 윤성여 씨
31년 전 차라리 악몽이길 바랐던 하루를 또렷이 떠올렸습니다.
[현장음]
(간밤에 잠은 잘 주무셨어요?) 잠을 좀 설쳤어요.
[인터뷰/ 윤성여 씨]
(그때 청년이셨는데 무기 징역 선고 받으셨을 때, 기억나세요?)
이름 부르고 무기 무기에 처한다. 그걸로 끝이에요. 몇 분 걸리지도 않아요. 5분도 안 걸려
20년 옥살이 끝에 마주한 낯선 세상을 버텨내기도 힘들었습니다.
[인터뷰/ 윤성여 씨]
내가 80년대 90년대 딱 거기에 멈춘거야. 나와서 생활이 안되는거야.
[인터뷰/ 윤성여 씨]
거기서 일을 하거든. 나올 때 딱 200만 원 갖고 나왔어요. (밖에서는) 한 달 일해 보니까 200만 원 벌더라고. 와 차이가.
31년에 걸친 악몽, 그 종지부는 아이러니하게도 진범 이춘재의 자백이었습니다.
[인터뷰/ 윤성여 씨]
(이춘재 씨 입에서 8차 사건 범행을 인정한다. 그 순간 기분은 어떠셨어요.)
뭐라고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그때 기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예요. 어떤 사람은 그러더라고. 그걸 어떻게 참고 견디냐.
그리고 드디어 맞이한 오늘 재심 선고.
담담했던 윤 씨의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띄워준 건 그토록 간절히 듣고 싶었던 말, '무죄' 그리고 사과였습니다.
[현장음]
(마지막에 법원장이 사과할 때) 그건 뭐 재판장님이 사과할 문제는 아닌데, 그 시대의 판사들이 사과를 했어야 정상인데…
[현장음]
(후련하세요 선생님?) 속은 후련하죠 이제 30년 체증이 확 내려가는데.
[현장음]
(아까 들어갈 때랑 지금 나올 때 발걸음이 좀 다르시죠?) 가볍지. 들어갈 땐 무거웠는데 나올 땐 가볍지.
뒤이어 나온 말은 감사와 용서였습니다.
[인터뷰/ 윤성여 씨]
용서라는 단어가 사실 참 쓰기 힘든 단어에요. 이춘재 씨가 자기가 다 했다고 해주고 미안하다고 얘기하는데 거기에 고마울 뿐이고.
[인터뷰/ 윤성여 씨]
저 혼자 용서한다고 해서 나머지 피해자분들이 용서할 수는 없는 것이에요.
[인터뷰/ 윤성여 씨]
경찰들도 자기들이 어느 정도 (잘못을) 얘기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공감은 다 해주는 거예요.
용서를 베풀며 내놓은 간절한 부탁 하나는 자신 같은 억울한 형사 사법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성여 씨]
지금도 억울한 사람들 없다고는 얘기는 못해요.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들이 없길 바랄 뿐이에요.
여인선이 간다 였습니다.